‘전력IT’가 우리나라 자원 외교의 첨병으로 활용된다.
정부는 중동·아프리카 등 자원은 풍부하지만 전력 등 에너지 관련기술이 부족한 국가를 대상으로 우리의 앞선 전력설비와 노하우를 공급하면서 에너지 자원을 획득하는 쪽으로 자원 외교의 큰 방향을 잡고 있다.
12일 이원걸 산업자원부 2차관은 “우리나라의 전력IT를 포함한 전력기술과 노하우는 매우 높은 수준으로 단순히 자금만을 가지고 해외 자원개발에 뛰어드는 국가에 비해 경쟁력을 갖고 있다”며 “석유·가스 등의 자원을 확보하면서 우리의 전력 기술과 장비가 수출되는 좋은 모델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 10일 나이지리아와 우리나라 연간 석유 소비의 약 2.5년치에 해당하는 20억 배럴 규모의 2개 해상 유전개발에 대한 계약을 체결했다. 유전개발 성공시에는 12억배럴(우리지분 60%) 상당의 원유를 확보하게 된다.
산자부는 나이지리아 유전개발사업이 우리의 발전·전력사업 진출을 연계해 확보한 ‘한국형 해외 자원개발 모델’의 첫 성공사례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자원획득과 함께 발전사업 동반진출을 통해 2010년에는 현지 전력공급의 20%를 담당하면서 33억달러 규모의 발전 기자재, 플랜트 수출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정부는 지난주 이집트와도 발전송배전시스템·배전자동화시스템(DAS), 원격검침(AMR), 원격감시시스템(SCADA) 등 전력IT사업 전반에 관한 협력을 강화키로 하고 MOU를 교환했다. 자원과 우리의 에너지 기술을 교환하는 자원 획득 모델은 중동·아프리카·필리핀·남미 등에서 확대될 전망이다.
이런 방향은 안정적인 에너지 자원을 확보하면서 우리가 강점을 갖고있는 송배전 설비·원격검침·전력선통신(PLC) 등의 해외 수출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풀이된다.
산자부 이재식 사무관은 “국가 프로젝트로 진행중인 전력IT사업 역시 국내 수요 이외에 해외 중전기기 수출을 지향하는 만큼 시너지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자원보유국을 중심으로 발전설비가 확대되는 것도 기회요인이다. 업계에서는 중동지역의 신규 발전설비 규모를 오는 2010년까지 4727만3000kW로 예상했다. 이는 연평균 발전설비 증가율이 8%를 넘는 것으로 지난해까지의 발전설비 규모와 비교할 때 45%가 늘어난 규모다. 그밖에 인도네시아·베트남·중국 등도 전력 설비 확충에 적극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승규기자@전자신문, se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