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통신장비업체들 와이브로시장 진입 선언

KT 와이브로 통신장비 공급사 선정 국내기업 vs 글로벌기업

알카텔·루슨트테크놀로지스·에릭슨 등 세계적 통신장비업체가 한국이 상용화한 와이브로 시장 진입을 선언하고 레퍼런스 사이트 확보를 위해 KT가 발주하는 물량 수주에 본격 가세키로 했다. 이에 따라 KT의 와이브로 장비 발주는 삼성전자, 포스데이타 등 국내기업과 이들 글로벌 업체 간 한판 승부로 바뀌게 됐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알카텔·루슨트·에릭슨 등 글로벌 통신장비업체는 와이브로가 지난해 모바일와이맥스의 표준으로 채택되면서 시장 진입을 공식화한 데 이어 사업자인 KT와 최근 접촉을 갖고 기술제안서(RFI)를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같은 움직임은 와이브로가 글로벌 표준으로 채택되면서 KT 등을 레퍼런스 사이트로 확보할 시 세계 모바일 와이맥스 공략에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KT 역시 장비공급사를 2∼3개로 늘려잡는 것을 검토중이어서 글로벌 사업자가 참여할 수 있는 여지가 높아졌다.

 이에 대해 신준일 포스데이타 상무는 “세계적인 장비 업체가 참여할수록 와이브로 세계화에 힘이 실릴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매우 긍정적인 일”이라고 평가했다.

 알카텔은 지난해 12월 KT와 리얼리티센터 설립을 계기로 구축된 협력관계를 활용해 와이브로 장비공급전에 나설 것을 선언했다. 알카텔코리아 관계자는 “와이브로 종주국인 한국에서의 레퍼런스 사이트 구축이 향후 이 분야 사업의 성패를 가를 것”이라면서 “KT와의 협력관계가 우호적이어서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루슨트테크놀로지스도 최근 제휴사인 알바리온 장비로 KT에 기술제안서를 제출했다. 루슨트는 현재 개발중인 자체 제품으로는 국내 와이브로 장비 공급전에 맞출 수 없어 알바리온 제품을 앞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에 이미 LG-노텔이라는 합작법인을 두고있는 노텔 역시 와이브로사업 참여를 위해 기술보완을 목적으로 다른 주요 업체와 제휴를 검토하고 있다.

 이밖에 에릭슨도 와이브로 장비사업에 참여하기 위해 KT와 접촉을 하는 등 활발하게 시장 진입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외국계 통신장비 업체 한 임원은 “모바일 와이맥스 분야에서 가장 빠르게 움직이는 한국 시장 진입이 곧 세계에서 주도권을 쥘 수 있는 열쇠라는 게 본사의 판단”이라면서 “한국 시장은 수익보다는 작은 규모라도 레퍼런스를 만들자는 게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KT의 구매전략실 임원은 “국내외 기업을 막론하고 아직 KT가 요구하는 수준의 기술을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며 장비업체 선정에 많은 참여 기회가 있음을 시사했다.

 홍기범기자@전자신문, kbh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