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최고의 야구선수들이 모여 실력을 겨루는 대회인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이 지난 3일 막을 올렸다. 이번 대회에 한국은 박찬호 서재응 김병현 이승엽 최희섭 등 해외파를 비롯 국내 최고의 프로 선수들을 출전시켜 다른 어떤 대회보다 볼 거리가 풍성하다.
하지만 단지 텔레비젼으로만 그들의 플레이를 지켜 볼 수 있을 뿐 직접 그라운드의 열정을 느낄 순 없다. 만약 본인이 주인공이 되고 싶다면 경기장에 가서 응원을 하거나 직접 야구를 하는 방법법이 최우선이다. 이런 것마저 힘들다면? 바로 이 작품 ‘마구마구’가 여러분에게 흥분과 열정을 가져다 줄 것이다.
야구의 최대 흥미거리는 투수와 타자간의 팽팽한 심리전일 것이다. 직구라고 예상하고 배트를 휘둘렀는데 변화구가 온다면 타자는 속수무책 헛스윙을 하게 될 것이다. 반대로 타자가 직구를 기다리고 있다고 판단하고 변화구를 던졌는데, 변화구를 노렸다면 십중팔구 안타나 홈런이 될 것이다. 야구는 이 처럼 서로 속고속이는 심리전이 존재하는 스포츠다. 이 작품에선 이런 묘미를 살리기 위해 투수가 던진 공을 단순히 쫓아가면서 치는 방식이 아닌, EA의 ‘MVP베이스볼’과 같이 투수가 던진 공을 타이밍에 맞춰 치는 타격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즉 투수의 경우 키를 조작해 구질, 위치, 파워를 결정해서 던지고, 타자는 볼과 스트라이크를 구별해 타이밍을 맞춰 치면 된다. 이러한 타이밍에서 맞춰 치는 방식은 공을 쫓아가서 치는 방법보다 보다 쉽게 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어 캐주얼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에겐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타자들이 타이밍에 익숙해질수록 투수들은 점차 스트라이크 존에 걸쳐 던지게 되고 타자는 볼인지 스트라이크인지 구분하기 힘들어진다. 빠르게 날아오는 공을 순식간에 볼과 스트라이크로 구별하기는 쉽지 않다. 즉 타자는 공의 타이밍을 맞춰 치면 되지만, 그것이 볼인지 스트라이크인지 구분하기 힘들게 되고, 투수는 타자가 쉽게 판단하지 못하도록 교묘히 스트라이크존을 이용하는 것이다.
이렇듯 이 작품에서는 타자와 투수간 미묘한 심리전이 존재한다. 여기에 찬스카드의 역할을 하는 ‘스펠카드’의 사용은 재미를 배가시킨다.기본적으로 캐릭터는 2등신으로 되어 있으며, 삼진을 당하거나 홈런을 쳤을 경우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애니메이션은 물론 얼굴 표정까지 변해 그 순간에 맞는 감정 표현이 가능하다. 여기에 한국 프로 야구 선수들의 얼굴 생김새는 물론 해외 용병의 피부색(백인, 황인, 흑인)까지 독창적으로 표현해 낸 캐릭터는 모든 선수가 각기 다른 개성을 표현하고 있다.
이 밖에 가장 일반적인 야구 게임 형태인 기본 게임모드를 비롯 투스트라이크 스리볼에서 시작하는 풀카운트 모드, 스트라이크만 던질 수 있는 정면승부모드, ‘스펠카드’가 사용가능한 모드까지 다양한 5개의 모드가 지원돼, 게이머들은 더욱 다양한 플레이를 즐길 수 있다.
게임에 색다른 재미를 제공하는 요소인 카드시스템은 기본적으로 선수카드, 아이템 카드, 스펠카드 3종류로 이루어져 있다. 아이템카드는 게임 장비 등으로 구성되고 특정 아이템 카드 착용시에는 능력치를 상승시키는 기능을 가진다.
스펠카드는 마구를 던지거나 마구를 칠 수 있는 등 경기 중에 사용할 수 있어 공격 또는 수비시 사용하면 상대의 능력을 한순간 감소시키거나 자신의 능력을 증가시키는 기능을 한다. 마지막으로 4등급으로 나뉜 선수카드는 경기 중이나 경기후에 받을 수 있는며, 높은 등급일수록 습득이 어려워진다.실제 야구경기를 보면 비오는 날이나 맑은 날 혹은 쌀쌀한 날씨에 선수들의 컨디션이 달라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마구마구’에서도 경기장 날씨는 계속해서 변경된다. 마치 선수들이 날씨에 영향을 받는 것처럼 경기장 날씨와 일치하는 속성을 지닌 선수들은 능력치면에서 추가 보너스를 받고 향상된 실력을 선보인다.
반면 해당 날씨와 상극 속성을 가지고 있는 선수는 상당히 큰 패널티를 받아 능력이 감소된다. 즉 ‘컨디션’이란 요소를 날씨와 연계시켜 날씨에 따라 그 날의 히어로가 바뀔 수 있다. 이는 단순한 게임플레이 뿐 아니라 감독으로서 유저의 전략이 강조되는 부분이다. 따라서 어떤 상황에 어떻게 선수들을 배치하느냐, 날씨 변경 스펠카드를 언제 쓰느냐 등이 승패의 관건이 되는 것이다.
‘부산 갈매기’부터 ‘최강 삼성’까지. 전국 8개 구단을 직접 쫓아 다니며 녹취한 현장음은 현실성을 더욱 높여준다. 함성 소리는 물론, 응원가, 박수까지 구단별로 차별화돼 있으며, 게임 시작과 함께 유저는 마치 야구장 한 가운데 들어가 있는 듯한 ‘현장감’을 느낄 수 있다.
한국 야구 해설의 최고봉, 하일성 위원의 중계를 게임에 적용, 하 위원의 구수한 입담과 함께 게임을 체험할 수 있다. 여기에 야구는 물론 농구 중계로도 실력을 인정받은 KBS SKY의 권성욱 캐스터를 추가로 캐스팅 실황 중계의 질을 한단계 높였다.
<모승현기자 mozira@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