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터테란’ 최연성이 ‘투신’ 박성준을 힘겹게 꺾고 온게임넷 스타리그 멀티 우승(2회이상)자 대열에 당당히 합류했다. 최연성은 4일 저녁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신한은행배 온게임넷 스타리그’ 결승전에서 ‘골드마우스’를 노리던 박성준의 꿈을 사정없이 꺾어버리며 영예의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최연성은 이번 우승으로 ‘테란의 황제’ 임요환, ‘가림토’ 김동수, ‘천재 테란’ 이윤열, ‘투신’ 박성준에 이어 통산 5번째 온게임넷 스타리그 멀티 우승자 반열에 자신의 이름을 남겼다. 임요환의 8강전 탈락으로 스타리그 3회 우승자에게 수여하는 ‘골드마우스’를 가장 먼저 획득할 수 있는 호기를 잡았던 박성준은 안타깝게도 기회를 다음으로 미뤄야 했다.
임요환과 박성준의 2파전 양상을 보이던 골드 마우스 쟁탈전은 이제 최연성의 가세로 보다 복잡한 구조를 띠게 됐다. 그러나 김동수는 이미 은퇴를 했고, 이윤열과 임요환은 차기 스타리그 진출에 실패함으로써 당분간 골드 마우스 경쟁은 박성준과 임요환의 싸움으로 압축됐다.
전문가들은 일단 신한은행 스타리그에서 우승한 최연성이 골드마우스에 가장 근접한 것으로 평가한다. 압도적인 힘으로 상대를 제압하는 최연성의 포스가 박성준을 능가한다는 판단이다. 상대 전적에서도 최연성이 앞서 있으며, 지난 대회 결승에서 박성준을 제압해 자신감에 넘쳐있는 것도 강점이다.
변수가 있다면 우승자 징크스다. 온게임넷 스타리그는 전 대회 우승자가 다음 대회에서 16강이나 8강전에서 탈락하는 것이 징크스로 남아있다. 이는 우승으로 인해 일시적으로 목표 의식이 약해지고, 다소 자만한 결과이기도 하다. 그러나, 최연성 역시 e스포츠 역사에 길이남을 골드 마우스 첫 수상의 영예 앞에서 자만할리 만무하다는 점에서 우승자 징크스가 발목을 잡을지는 미지수다.
최연성은 이번 신한은행 스타리그 우승으로 메이저리그 최다 우승이란 또 하나의 금자탑을 쌓았다. 지금까지 최연성은 온게임넷에서 2회, MSL에서 3회 등 메이저 총 5회 우승을 달성, 이윤열과 함께 양대 개인리그 최다 우승자 반열에 올라섰다. 이윤열 역시 온게임넷 2회, MSL 이전의 MBC게임 스타리그 3회 등 총 5회 메이저급 개인리그 우승 기록을 갖고 있다.
종족을 불문하고, 괴력을 선보인다고 해서 ‘괴물’로 불리우는 최연성. 전략과 물량, 그리고 컨트롤의 삼박자를 갖춘데다 특유의 카리스마와 강력한 포스를 바탕으로 e스포츠계를 평정한 최연성. 작년에 이중 계약 파문으로 마음고생을 심하게 겪은 후 다시 전성기 기량을 되찾은 최연성의 상승세가 ‘골드마우스’로 이어질 지 궁금하다.
<이중배기자 jb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