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D 유리기판 `레드오션` 되나

 세계 최대 LCD 유리기판 수요처인 국내 LCD 유리기판 시장이 전례없는 경쟁 구도로 재편될 전망이다.

 지난해 국내에 생산라인을 마련한 일본 아사히글라스와 일본전기초자(NEG), 독일 쇼트 등이 빠른 속도로 대량 생산체제로 전환, 삼성전자와 LG필립스LCD를 대상으로 유리기판 공급에 돌입했다. 삼성코닝정밀유리도 이 같은 공세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 1월 1500억원의 증자를 통해 생산라인 확대를 추진, 본격적인 대응에 나섰다.

 이에 따라 삼성코닝정밀유리가 사실상 독점해 온 LCD 유리기판 시장 주도권을 둘러싸고 선·후발 주자 간 양보없는 경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후발업체의 도전=올해는 삼성코닝정밀유리의 독점적 지위를 타파하기 위한 후발 주자의 파상 공세가 본격화되는 원년이나 다름없다.

 일본 NEG와 LG필립스LCD가 합작 설립한 파주전기초자(PEG)는 지난달 양산 체제에 돌입, LG필립스LCD에 7세대 유리기판 공급을 시작했다. 본지 2월 15일자 22면 참조 PEG는 월 6만장 규모의 유리기판을 공급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일본 아사히글라스와 한국전기초자가 합작한 아사히글라스파인테크노한국(AFK)은 지난해 하반기 가동에 돌입했다. AFK는 6세대 이하 유리기판을 중심으로 LG필립스LCD에 유리기판을 공급하고 있다.

 이 밖에 독일 쇼트와 일본 구라모토 세이사쿠가 합작한 ‘쇼트 구라모토 프로세싱 코리아’는 오는 연말 7세대 유리기판 공급을 시작한다.

 쇼트 구라모토 프로세싱 코리아는 지난해 11월 합작법인 설립 발표 당시 향후 양산할 유리기판 과 관련, 삼성전자 7세대 규격(1870×2200㎜)과 동일한 규격을 발표함으로써 삼성전자에 유리기판 공급을 예고한 상태다. 이들 업체는 LCD 유리기판 수요 확대에 맞춰 생산라인 증설은 물론이고 추가 투자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와 LG필립스LCD가 각각 오는 3분기와 내년 1분기를 전후로 7세대 양산 규모를 지속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들의 공세는 갈수록 수위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코닝정밀의 응전=지난해 3분기 디스플레이서치 자료에 따르면 삼성코닝정밀유리는 삼성전자 LCD 총괄 유리기판 소요량의 92.1%를 비롯, LG필립스LCD의 57.8%와 비오이하이디스의 30.2%를 공급, 사실상 LCD 유리기판 시장을 독점했다.

 이를 통해 삼성코닝정밀유리는 지난 2001년 이후 지난해까지 매출 대비 영업이익 비율이 50%를 상회하는 고공행진을 거듭해 왔다.표 참조

 삼성코닝정밀유리는 세계 최초로 7세대 유리기판 양산에 돌입한 제1공장의 첨단생산 공법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기술 및 품질 우위를 확보함으로써 입지를 재확인할 계획이다. 또 제조 공정과 품질, 원가 등 전 부문에 걸쳐 ‘6시그마 혁신 활동’을 펼쳐 차별화함으로써 후발주자와의 격차를 벌릴 방침이다.

 이와 함께 후발 주자 추격을 따돌리기 위해 생산라인도 확충, 공급 안정성을 확대할 예정이다.

 새로운 도전에 직면한 삼성코닝정밀유리가 압도적 우위를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을지 아니면 시장 판도 변혁을 꾀하는 후발 주자가 소기의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 올 한 해 두고두고 관심을 끄는 대목이다.

김원배기자@전자신문, adolf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