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체된 부품업체 `고부가 제품`으로 돌파구 찾는다

삼화콘덴서의 고분자 콘덴서 제품.(위) 아모텍의 칩 배리스터 제품들.
삼화콘덴서의 고분자 콘덴서 제품.(위) 아모텍의 칩 배리스터 제품들.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주요 수동부품업체 신규 사업 전략

 기업 회계 결산 시기를 맞아 최근 금융감독위원회의 전자공시시스템에는 ‘매출액 또는 손익 30% 이상 변경’을 알리는 부품 업체 공시가 부쩍 늘었다. 환율과 단가 하락 압력이라는 직격탄을 맞은 부품 업체의 매출과 순익이 크게 줄었다는 내용이 대부분이다. 적자 전환한 업체도 심심찮게 눈에 띈다.

지난해 단가하락과 원화절상, 전방산업 침체 등으로 힘든 시기를 겪은 수동 부품업체가 신발끈을 다시 조이고 있다. 주요 수동부품 업체는 올해 고부가 신제품 비중 확대와 신규시장 개척 등으로 경영환경 돌파를 시도한다. 디지털 기기의 소형화와 데이터 대용량화 요구에 맞는 부품을 시장상황에 맞게 출시, 블루오션 개척을 노린다는 의도다.

조용범 아모텍 이사는 “가장 큰 부품 수요처였던 휴대폰 시장의 폭발적 성장은 이제 기대하기 어렵지만 DMB폰, 고화소 카메라폰 등 기술 차별화를 이룰 요인은 더 커졌다”며 “고부가 제품 적기 출시가 필수”라고 말했다.

◇고부가 제품이 열쇠=부품업체는 기존 제품 업그레이드로 시장 요구에 맞는 차별적 제품 공급에 주력할 계획이다. 과전압으로 인한 회로 손상을 방지하는 칩 배리스터를 생산하는 아모텍(대표 김병규)은 여러 개의 배리스터를 한데 묶어 공간을 절약할 수 있는 어레이 배리스터 비중을 작년 20%에서 올해 40∼50% 수준으로 높일 계획이다.

지난해 사업 구조개편을 진행하며 수익성을 끌어올린 아비코(대표 이종만·이영복)는 2020 크기의 SMD파워인덕터와 DMB용 1005 칩인덕터 등에 역량을 집중, 2년 동안 300억원대 초반에 정체된 매출을 올해 385억원까지 높인다는 목표다.

삼화콘덴서(대표 황호진)는 일반 콘덴서에서 적층세라믹콘덴서(MLCC)와 필름콘덴서로 주력제품을 옮기고 삼화전기(대표 신백식)는 전도성 고분자 전해콘데서에 집중한다.

◇신시장을 잡아라=신시장·신고객을 겨냥한 영역 넓히기도 급물살을 타고 있다. 뉴인텍(대표 장기수)은 기존 필름 콘덴서 기술을 바탕으로 하이브리드 자동차용 대용량 커패시터 상용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사업 목적에도 ‘자동차 부품 제조사업’을 추가했다. 아모텍도 GPS 안테나, 브러시없는(BLDC) 모터 등 자동차용 부품 비중을 높일 계획이다.

콘덴서 업체 삼영전자공업(대표 변동준)은 초광대역통신(UWB) 모듈 사업에 신규 진출한다.

◇외부 환경 최악=부품 업체가 긴장 속에서 고부가 제품 개발과 신시장 개척에 올인하는 것은 지난해 환율 하락과 원자재가 인상, 지속적 단가하락 압력의 악영향이 현실화됐기 때문이다. 매출이나 영업이익이 작년보다 50% 이상 줄어든 곳도 적지 않다.

부품 업계는 올해 휴대폰 등 전방산업은 호전될 것으로 보고 있으나 환율·원자재가 등의 악재는 계속될 것으로 보고 안정적 수익 실현을 위한 신제품군 구축에 나서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경쟁이 심해지면서 고객 요구에 선행 대응하는 제품을 공급하지 못하면 업황과 관계 없이 곧 낙오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세희기자@전자신문, hah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