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러플린 연임 놓고 힘겨루기 `2라운드`

한국과학기술원(KAIST)의 러플린 총장 연임 여부를 둘러싼 총장-교수간 대립이 2라운드로 접어들었다.

KAIST교수협의회(회장 윤춘섭 물리학과 교수)는 15일 원내 터만 홀에서 교수협 임시총회를 열고 러플린 총장 연임에 관한 설문 조사 결과를 전격 공개했다.

설문 결과 응답자 274명 중 89.4%인 245명이 연임 계약에 반대했다.연임 찬성은 4%인 11명에 불과했다. ‘비전 및 발전방안 제시’에 관해 묻는 질문에서는 78%가 부정적인 의견을 나타냈다. ‘총장 리더십’부문에서도 79%의 교수들이 부정적 의견을 보였다.

또 재원 확보 노력에 대해서는 무려 91%가 실망스럽다고 답했다. ‘총장의 사명감 및 대외 이미지 제고’항목에서도 러플린은 86%의 교수로부터 사명감이 없다고 평가받았으며 이미지 제고에 부정적이라는 응답도 60%를 넘었다.

이 설문은 교수협의회가 러플린 총장의 직무수행 능력을 10개 항목으로 나눠 평가한 것으로 전체 교수 409명 가운데 설문 응답이 가능한 교수 371명에게 메일을 보내 러플린 총장의 직무수행에 대한 평가를 실시했다.

이번 결과 발표에 따라 러플린 총장의 대응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러플린 총장은 지난달 설문 사태에서 교수협이 설문 결과를 공개할 경우 자신도 교수 평가 결과를 공개할 수 있다고 발언했기 때문이다.

현재 러플린 총장은 스탠퍼드대에 있는 메인 서버가 바이러스의 공격으로 다운되면서 모든 컴퓨터 업무를 수행할 수 없게 돼 급히 미국 출장을 간 사이에 설문 결과가 공개돼 아직 이렇다할 대응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윤춘섭 교수협의회장은 “교수진의 공개 압박이 강해 이번에 설문 결과를 발표하게 됐다”며 “이 의견을 KAIST 이사회 5인 소위원회에 제출해 러플인 평가에 반영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박희범기자@전자신문, hbpa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