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우회상장이 부실기업의 회사가치를 부풀리는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어 개선방안 마련이 시급하다.
15일 코스닥발전연구회는 여의도 증권선물거래소에서 설명회를 갖고 비상장기업이 우회상장하는 과정에서 지나치게 회사가치를 높혀잡아 투자자들의 피해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연구회는 이들 중 상당수는 자기자본 잠식상태인만큼 각별한 주의를 요구했다.
이에 따르면 최근 우회상장한 엔터테인먼트업체 A사는 자기자본이 14억원 잠식상태였으나 상장기업과의 합병 과정에서 주당 평가액은 무려 117만원으로 책정됐다. 자기자본 5억원 잠식상태인 B사도 합병 과정에서 주당 평가액이 46만원선에서 결정됐다.
이날 설명회를 주관한 박동명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상당수 우회상장 기업이 자본금 10억원 미만이거나 자본잠식상태로 정상적인 코스닥 상장이 어려웠지만 합병과정에서 미래수익가치를 부풀리는 방법을 통해 합병비율의 기초가 되는 주당 평가액을 높게 받았다”고 설명했다.
특히 엔터테인먼트기업의 경우 ‘500만 관객 동원 영화를 2편 제작할 수 있다’는 식의 주관적인 근거를 내세워 자사의 가치를 높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상장기업과 비상장기업이 합병할 경우 비상장기업의 미래 수익가치 평가를 객관화할 수 있는 방안 마련이 절실하다고 연구회는 주장했다.
박 연구원은 “향후 수익가치를 높게 잡았다가 이를 달성하지 못했을 경우 사후 제제를 가하는 방법 등이 필요하다”며 “결국 모든 피해는 일반 투자자들이 떠안게 되는 만큼 보다 강력한 대응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호준기자@전자신문, newleve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