힌지업계 `두께 줄이기` 무한경쟁

‘숨어 있는 0.1㎜를 줄여라.’

 힌지 업계가 두께 무한 경쟁에 돌입했다. 힌지 업체들은 머리카락보다 가는 0.1㎜를 줄이는데 모든 기술력을 집중하고 있다.

 힌지는 사람의 관절 역할을 한다. 힌지는 폴더 휴대폰의 여닫는 연결 부위나 슬라이드 휴대폰이 오르락내리락하는 부분에 있다. 특히 최근 슬림형 슬라이드 휴대폰의 인기와 맞물려 내구성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슬라이드 힌지의 두께를 얇게 만드는 기술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인쇄회로기판(PCB)이나 각종 칩은 두께를 줄이는데 한계가 있고 케이스 등 다른 외장 부품은 재질을 바꾸기 어렵다. 따라서 재질과 구조 변화로 두께를 줄일 수 있는 힌지에 조명이 집중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국내 힌지 업체들은 힌지 두께 세계 신기록을 연이어 경신, 메이드인 코리아 휴대폰의 경쟁력을 뒷받침하고 있다.

 피닉스코리아(대표 한영수 http://www.phoenixkorea.co.kr)는 지난해 9월 두께가 1.9㎜인 슬라이드 힌지를 개발, 세계 최초로 2㎜ 벽을 깼다. 이전까지 힌지는 대개 3㎜ 내외이고 얇은 제품도 2.5㎜ 수준이었다. 피닉스코리아는 힌지 두께를 줄이기 위해 물결 모양 스프링을 사용, 기존 힌지 스프링의 원통형 공간을 없앴다.

 그 뒤를 이어 지난해 말 쉘라인(대표 이상호 http://www.shell-line.com)이 1.6㎜ 두께의 슬라이드 힌지를 내놓았다. 이 제품은 플라스틱 재질인데도 금속 제품에 못지않은 강도를 낸다. 이 회사는 삼성전자의 전략 제품인 블루블랙폰Ⅱ의 힌지를 공급하고 있는데 이 제품도 삼성전자의 초슬림 휴대폰에 들어갈 예정이다.

 두 회사에 이어 MRD(대표 정길석 http://www.mrnd.co.kr)는 내달 두께 1.5㎜의 슬라이드 힌지를 출시할 예정이다. 이 제품은 스프링이 바닥 면과의 접촉하면서 발생하는 기존 슬라이드 힌지의 마찰 문제를 해결했다. 또 고강도 티타늄 합금을 사용, 50만회 작동에도 변화가 없는 내구성을 가졌다고 MRD 측은 설명했다.

 정길석 MRD 사장은 “보통 사람이 보기에 0.1㎜는 아무 것도 아니지만 휴대폰 관련 업계에서는 설계가 바뀔 수 있을 정도로 큰 단위”라며 “국내 힌지 업체가 슬라이드 힌지 기록을 깰수록 국산 초슬림 휴대폰의 시장 경쟁력이 높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장동준기자@전자신문, djj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