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도 못뚫은 中 셋톱박스 시장 중소기업이 `뚫었다`

디에스아이티인포테크가 중국 광서성과 내몽고시에 공급키로 한 디지털 케이블 셋톱박스.
디에스아이티인포테크가 중국 광서성과 내몽고시에 공급키로 한 디지털 케이블 셋톱박스.

까다로운 인증 절차로 대기업들도 번번이 고배를 마신 중국 정부의 디지털셋톱박스 보급 사업에 국내 한 중소업체가 3800억원 상당의 대규모 수출 계약을 성사시켰다.

 국내 업체가 중국 정부가 주도하는 디지털셋톱박스 보급 사업자로 선정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셋톱박스업체 디에스아이티인포테크(대표 최동렬 http://www.dsitkorea.com)는 중국 내몽고시와 수출계약을 맺고 2400억원 규모의 디지털 케이블셋톱박스 200만대를 3년간 공급키로 했다고 16일 밝혔다.

 이 회사는 이에 앞서 지난 1월 중국 디지털 셋톱박스 보급사업 시범도시로 선정된 광서성의 셋톱박스 공급업자 선정 프로젝트에 참가해 하이얼, 하이셍, 스카이워스 등 현지 업체를 따돌리고 3년간 1400억원 규모의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덧붙였다.

 중국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 맞춰 디지털 방송 전환을 국책사업으로 추진, 향후 3년간 1억5000만∼1억8000만대 규모의 디지털 케이블 셋톱박스 교체 수요가 예상된다.

 하지만 현지 표준 수신자인증카드(CAS)를 탑재해야 하는 등 인증절차가 까다로워 외국 유수 업체들이 시장 진입에 난항을 겪고 있다.

 최동철 디에스아이티 대표는 “광서성과 내몽고 등과 직접 계약을 체결한 것도 중요하지만 까다로운 CAS표준을 선점해 시장에서 우월적 지위를 확보한 것이 의미가 더욱 크다”며 “2008년까지 중국 디지털 케이블 셋톱박스시장의 10% 규모인 1000만∼2000만대를 공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디에스아이티는 지난해 말 중국 최대 CAS인증업체인 DVN과 CAS표준 사용과 관련해 한국업체 독점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 회사는 현재 10억원을 투자해 관서성 수도인 난닝에 1400평 규모의 셋톱박스 제조공장을 운영중이며 올해 말까지 SMT 2개라인을 증설해 월 생산량을 10만대 규모로 늘릴 계획이다.

 장지영기자@전자신문, jyaj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