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어디서나 실시간 방송을 시청할 수 있는 지상파DMB가 본방송 시작 3개월이 지나면서 본격적인 개화기를 맞고 있다. 지난해 12월 본방송을 시작한 이후 지상파 방송에서 광고와 홍보, 이벤트 등을 진행하며 인지도를 지속적으로 높인 덕분이다. 이제는 지상파DMB라는 용어가 생소하지 않을 정도다.
이달부터 한국DMB와 유원미디어도 본방송 대열에 합류했다. 6개 사업자 모두 본방송 체제로 들어서면서 방송서비스가 본궤도에 올랐다.
단말기 보급속도도 탄력을 받고 있다. 차량용 단말기, USB형 단말기 등은 이미 본방송 이전부터 보급된 데 이어 지난 1월부터는 지상파DMB폰 판매도 시작됐다. 이 밖에 PDA 결합형, 디지털카메라 결합형, 휴대형멀티미디어플레이어(PMP) 결합형, 디빅스플레이어 결합형, MP3 플레이어 결합형 등 단말기 형태도 다양해지고 있다.
◇안정적인 출발=기대와 우려 속에서 시작한 지상파DMB는 안정적으로 시장에 자리잡아가고 있다. 6개 사업자로 구성된 지상파DMB특별위원회(위원장 조순용)가 출범 3개월을 맞아 작성한 보고서에서도 무난한 출발로 평가했다. 단말기 보급도 순조롭고, 시청자 기대도 높다. 향후 전망도 좋다. 5년 후 지상파DMB 단말기 보급 대수를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900만대, 지상파DMB특위는 1700만대로 예상하는 등 전망치가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대부분의 연구가 큰 폭의 성장을 이어갈 것이라는 예상을 내놓았다.
그러나 본격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가 있다. △음영지역 조기 해소 △지상파DMB 전국화 △경쟁력 있는 특화 콘텐츠 확보 △사업자 수익성 확보 방안 마련 △SK텔레콤의 지상파DMB폰 유통 참여 등이다. 특히 방송의 특성인 안정적인 서비스 제공을 위한 음영지역해소는 최우선 과제다.
◇단말기 판매 호조=지상파 방송사는 본방송 시작과 함께 특집 프로그램 편성 등으로 적극 홍보에 나섰다. 이어 KTF와 LG텔레콤이 지상파DMB폰을 판매하기 시작한 1월부터는 이동통신사와 단말기 제조사가 스타를 내세운 광고로 지상파DMB 알리기에 동참했다. 덕분에 지상파DMB폰은 지난 1월 1만8100대, 2월까지 누적으로는 5만1000대를 판매하는 성과를 올렸다. 이러한 추세면 조만간 위성DMB폰 판매대수를 추월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데스크톱PC나 노트북PC 등 USB 포트를 갖춘 기기와 연결해 사용할 수 있는 USB형 제품 판매 속도도 눈부시다. 제조사가 많아지면서 가격이 많이 내려가 손쉽게 구매가 가능한데다 최근에는 노트북PC 업체가 번들로 제공하고 있어 보급이 더욱 확대되고 있다. PDA 결합형도 주목받고 있다.
◇다양한 활성화 방안=전문가들은 음영지역 해소와 조속한 전국화를 지상파DMB 활성화에서 가장 시급한 요인으로 꼽는다. 우선 지하철 구간 음영지역은 6월까지 모두 해소될 전망이다. 인천 지하철 구간의 공사가 완료된 데 이어 조만간 서울메트로(1∼4호선)와 도시철도공사(5∼8호선) 구간 지하중계망 공사가 시작될 예정이다. 지상파DMB 붐을 전국적으로 확산하기 위한 전국화 방안도 활발히 논의중이다. 이와 별개로 독일 월드컵 이전에 일부 지역에서는 시험방송도 시작된다.
비디오와 오디오방송에 이어 데이터방송도 점차 확대될 예정이다. 데이터방송에서는 교통·날씨·증권·뉴스속보 등 다양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 현재까지는 기본적인 데이터방송만 제공되고 데이터방송을 수신할 수 있는 단말기 종류도 많지 않아 수신에 제한적이다.
◇한국을 넘어 세계로=지상파DMB는 세계 휴대이동방송 시장 진출을 시도하고 있다. 세계 휴대이동방송 시장은 한국의 지상파DMB뿐만 아니라 노키아의 DVB-H, 퀄컴의 미디어플로 등 다양한 기술이 경쟁중이다. 지상파DMB는 가장 먼저 상용화한 강점을 살려 유럽·중국·인도·중남미·동남아시아 등을 노크하고 있다. 이미 독일과 중국에서는 지상파DMB 본방송을 결정했다. 프랑스도 지난해부터 시험방송을 진행중이며 영국·이탈리아·네덜란드·멕시코 등에서도 관심이 높다.
해외 진출은 지상파DMB 장비 업체 및 단말기 업체에 새로운 기회다. 좁은 국내 시장을 넘어 전세계로 시장을 확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정부도 지상파DMB의 해외 진출에 적극적이다. 정보통신부와 방송위원회는 각종 해외 전시회 등에서 국내 업체의 시연을 지원하고, 외국 정부 및 기업 관계자와 만남을 주선하는 등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권건호기자@전자신문, wingh1@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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