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스포츠계의 최대 축제라 할 수 있는 ‘e스포츠 대상’이 올해 처음으로 마련됐다. e스포츠계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여 지난 해를 정리하고 앞으로 발전을 기원하는 자리가 마련됐다는 점에서 ‘e스포츠 대상’이 갖는 의미는 적지않다.
e스포츠가 국내에 뿌리를 내린지 5년이 넘는데도 불구하고 이제서야 이런 자리가 만들어졌다는 것은 너무 때 늦은 감도 없지 않다. 이런 의미에서 ‘e스포츠 대상’이 열린다는 것은 우선 환영할 일이다. e스포츠가 지금보다 한단계 발전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행사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e스포츠 대상’을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보는 사람들도 있다는 것을 그냥 넘어가선 안될 일이다. ‘제사보다 젯밥에 관심이 많다’는 것이 그들이 색안경을 끼고 ‘e스포츠 대상’을 보는 이유다. 이들은 ‘e스포츠 대상’이 e스포츠계 전체의 행사가 아니라 일부에 의해 주도돼 자칫 그들만의 잔치로 끝날 수도 있다고 주장한다. 또 순수해야 할 시상식이 e스포츠 관계자들의 힘겨루기에 의해 오염될 수도 있다고 지적한다.
물론 행사에 직접 참여하지 않으면서 비판의 목소리만 내는 사람들이 100% 옳다고 볼 수는 없다. 하지만 이들의 지적을 ‘아무것도 아니다’는 식으로 무시한다면 e스포츠판은 또다시 사분오열되며 힘을 낭비하게 될 것이다. 주최측은 오히려 이들의 목소리를 귀담아 듣고 포용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e스포츠 대상’ 행사가 e스포츠계를 하나로 묶는 잔치여야 하기 때문이다.
비록 이번 행사가 첫 행사이고 준비 기간이 짧은 탓에 미흡한 점도 많았을 것이라 생각된다. 그러나 앞으로가 중요하다. 어떻게 하면 ‘e스포츠 대상’을 모든 e스포츠계 사람들이 동참할 수 있는 한마당 잔치로 만들 수 있을 것인가를 적극적인 고민을 해야 할 것이다. 비판적인 시각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노력도 전개해야 한다. 일부의 지적처럼 ‘e스포츠 대상’이 변질된다면 차라리 없어지는 것이 업계 발전에 도움을 주는 일이다.
e스포츠는 이제 일부 청소년이 즐기는 게임이 아니라 대중 속으로 확산되며 스포츠로 성장해 가고 있다. ‘e스포츠 대상’이 e스포츠 발전의 발목을 잡는 행사가 아니라 모든 e스포츠계 사람들이 모여 흥겨운 마음으로 축하하고 즐기는 잔치로 자리잡기를 기대해 본다.
<안희찬기자 chani71@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