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스타리그(온게임넷) 우승자는 반드시 POS에서 나올 것입니다.” 차기 온게임넷 스타리그를 앞두고 박성준·박지호·염보성 등 POS팀의 3총사에 대한 기대섞인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이 세 선수는 지난 신한은행스타리그와 K·SWISS 듀얼토너먼트에서 발군의 실력을 발휘해 차기 스타리그의 2,3,4번 시드를 거머쥐어 더욱 기대가 간다.
세 선수 모두 각오가 남다른 것도 눈길이 간다. ‘투신’ 박성준은 지난 스타리그 결승에서 0 대 3으로 완패, 독이 오를대로 올라있으며 ‘스피릿’ 박지호는 ‘만년 4강’의 한을 풀기 위해 역시 독기를 품었다. 신예 염보성 역시 이윤열 이후 맥이 끊긴 테란의 로열로더(첫 스타리그 진출에서 우승한 선수)의 반열에 오른다는 당찬 각오를 숨기지 않는다.
그러나, 차기 스타리그엔 정상급 선수가 수두룩해 이들에게 상황이 썩 녹록하기만한 것은 아니다. 더욱이 온게임넷측이 차기스타리그를 16강에서 24강체제로 변경, 8명의 진출자를 추가 선발할 방침이어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POS 3총사가 과연 여러 난관을 극복하고, 1년여만에 개인리그 정상에 다시 설 수 있을까 주목된다.
# 투신 ‘골든마우스’ 한 풀까
차기 스타리그 진출자 16명이 가려진 현재 팬들에게 있어 초미의 관심사는 온게임넷 스타리그 3회 우승자에게 주어지는 ‘골든마우스’가 누구 손에 쥐어질 것인가다. 지금까지 2회 우승자는 총 5명, 이 중 ‘가림토’ 김동수는 이미 은퇴한 상태고 ‘천재테란’ 이윤열과 ‘테란의 황제’ 임요환은 차기 리그 진출에 실패했다.
마지막 8명의 선발전이 남아있지만, 진출은 미지수다. 따라서 이미 진출을 확정한 박성준과 최연성이 골든마우스에 가장 가깝게 다가선 상태. 이들은 협회 공식 랭킹도 1,2위를 다투고 있는 상황이라 팬들의 입장에선 더 없이 재미있는 대결 구도다.
POS의 박성준은 과거 이운재 선수의 연습 파트너로 POS에 입단해 연습생 신분으로 프로게이머를 시작한 특이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연습파트너로 시작, 최고의 저그유저로 성장한 것이다.
이번 결승에서 ‘골든마우스’까지 마지막 한 발이 모자랐던 박성준은 안타까운 마음을 가라앉히고 차기시즌을 열심히 대비할 것이라 다짐하고 있다. 하태기 POS팀감독은 연습생 시절부터 성실했던 박성준 선수에 대해 두말이 필요없는 선수라며 잘 알려진 이야기지만 이미 S급 선수임에도 굉장한 연습량을 자랑한다며 차기 스타리그에서도 분명 좋은 성적을 거둘 것이라고 장담했다.
# ‘스피릿’ 이번엔 결승간다
작년 SO1스타리그에 이어 지난 신한은행 스타리그에서 연속 4강에 진출했던 박지호의 차기 리그 목표는 우승이다. 어마어마한 물량을 주특기로 3시즌 연속 스타리그에 입성하고 매번 순위를 끌어올린 박지호는 이번엔 반드시 결승에 올라 오영종·송병구·박지호로 구성된 ‘新프로토스 3인방’의 명실상부한 리더라는 것을 세상에 각인시킨다는 각오다.
박지호는 이미 협회 공식 랭킨 3위에 마크돼 있기도 한 프로토스 강자다.
박지호는 “팀이 점점 발전하고 있으며 동시에 자신도 점점 나아지고 있어 기분이 좋다”는 소감을 나타낸 뒤 “지난 대회에서 3위와 4위를 해봤기에 이번에는 그 보다 더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이번에 소속팀에서 진출한 선수들이 모두 다른 종족이라 서로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지난 프로리그 후반기 플레이 오프와 그랜드 파이널을 보고 프로리그의 중요성을 인식했다며 팀워크를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하감독은 박지호 선수가 팀 이적후 코치진과 궁합이 잘맞고 스스로도 전략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면서 특유의 물량을 바탕으로 새로운 전략을 짜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밝혔다.
# 염보성 ‘로열로더’ 맥 잇는다
2004년 팀정비 차원에서 실시한 POS 아마추어 리그 1차에서 우승하며 등장해 듀얼토너먼트에서 날라토스 강민을 잠재우고 최연소 스타리거의 기록을 갈아치운 신예 염보성. 2006년 가장 주목해야 할 선수중 하나다. 처녀 출전에 스타리거가 된 염보성의 나이는 이제 만 16세로 아직 수줍음 많은 소년이다. 그러나, 각오는 여느 S급 프로게이머들과 같이 우승이다.
염보성은 “팀 선수 3명이나 시드를 받고 올라간 것에 기분 좋다”며 “처음 진출한 만큼 목표는 일단 개막전의 승리”라고 말했다. 그는 다른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프로라면 당연히 개인리그에 욕심은 있지만 지난 프로리그 SKT T1을 보며 자신도 큰 무대에서 같은 팀 선수들과 샴페인을 터트리고 싶다는 말을 덧붙였다.
하감독은 염보성선수에 대해 연습생때부터 보는 사람들에게 재미를 느끼게 하는 톡톡 튀는 플레이를 할 줄 아는 천재적 감각을 지닌 선수라며 어린나이지만 최근에는 프로로서 자기관리의 필요성을 느껴 규칙적인 생활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처음으로 서는 큰 무대에서 어느정도 성적을 낼지 지켜봐야겠지만 나이답지 않은 강단과 양념 가득한 플레이는 여느 베테랑 선수 못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이다.-차기 스타리그에 3명이 진출했는데 소감은
▲격세지감을 느낀다. 팀창단 이 후 1명을 올려 보내기도 힘들었는데 3명이 전원 시드를 받고 진출해 감개무량 할 따름이다. 이런 성과들을 보며 후진들도 더욱 노력했으면 좋겠다.
-차기 스타리그에서 바라는게 있다면
▲쇼트트랙 경기를 보면 결승에 진출한 선수들을 많이 가진 국가가 그만큼 우승할 확률이 높아진다. 개인전이라도 팀워크가 중요한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다. 이번에 진출한 3명의 선수가 협심하여 팀워크를 발휘한다면 우승을 차지 할 것이라 자신한다. 하지만 우선은 진출자 전원 모두 8강에 진출하는 것이 목표다.
-‘골든마우스’ 욕심이 날텐데
▲아니라고 하면 거짓말이다. POS나 박성준 모두 뒤 늦게 출발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런 면에서 남들보다 무언가를 더 빨리 성취한다는 것은 POS나 성준이 모두에게 의미있는 일이다.
-평소 연습은 어떻게 시키나
▲감독으로서 무엇보다 팀워크를 중시한다. 평소에는 프로리그를 중심으로 훈련하고 개인리그는 개인의 몫으로 남겨놓는 편이다. 개인 훈련에 자율적인 면을 강조하려는 측면도 있지만 팀 훈련을 열심히 하다보면 개인전에서도 좋은 성적을 낼 것이기 때문이다. 각 팀원들이 프로라는 인식을 가지면 가능한 일이다.
<김명근기자 dionys@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