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만 있다.”
한국이 반도체·디스플레이의 세계적 생산 대국이 되면서 해외에 없는 독특한 관련 산업들이 생겨 눈길을 끈다.
LCD용 광학필름 가공과 반도체 검사장비용 핸들러가 국내에서 독립된 산업군으로 자리잡은 대표적인 예.
광학필름 가공은 화학업체들이 생산한 LCD용 반사·보호·확산 필름 등을 재단 및 절단하고 각종 광학 패턴을 인쇄하는 필름 후가공 작업이다. 일본·대만에서는 필름업체가 직접 후가공까지 한 후 백라이트유닛(BLU) 업체 등 고객사에 넘기지만 국내에선 세진티에스와 하이쎌 등 가공 전문업체들이 이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LCD 생산량이 늘어나 규모의 경제를 구현할 수 있고 필름업체들도 세심한 처리가 필요한 필름 가공을 전문업체에 맡기는 것이 유리하기 때문. 라이프사이클이 짧은 다양한 제품을 이른 시일 안에 생산·공급해야 해 몸이 가벼운 전문 중소기업에 적합하다. 최근 디스플레이가 대형화되고 프리즘시트 등 복잡한 구조의 필름이 늘어나면서 광학필름 가공의 전문성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는 것도 배경이다.
윤용섭 세진티에스 상무는 “전후방 업체와의 협력관계를 통해 비용과 기술 면에서 윈윈 할 수 있는 산업구조를 이뤘다”고 말했다.
메모리 반도체용 테스트 핸들러 전문업체도 국내에서만 볼 수 있다. 생산된 반도체를 검사하고 기준에 따라 분류하는 핸들러는 보통 주검사 장비업체가 함께 생산한다. 그러나 세계 최대 D램 생산국인 한국에선 미래산업·테크윙 등이 메모리용 핸들러를 전문 생산하며 해외 업체들이 장악했던 시장에서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김관응 테크윙 부장은 “국내 업체들이 수요가 큰 메모리 검사장비 중 가능한 것부터 국산화를 시도, 국산 대체와 비용 절감 효과를 거뒀다”고 설명했다. 한세희기자@전자신문, hah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