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가 정부 여당에 기업투자 활성화를 위한 카드로 ‘연구개발(R&D) 투자세액공제 확대’ 등 제도개선책을 마련해줄 것을 요청했다. 정부 여당도 관련 대책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입장이어서 향후 정책 변화가 주목된다.
전국경제연합회·대한상공회의소·무역협회·한국경영자총협회 등 경제 4단체는 20일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우리당과 비공개 간담회를 갖고 이같은 내용을 포함한 ‘경제활성화를 위한 과제’를 제안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여당쪽에서 정동영 의장과 김한길 원내 대표, 강봉균 정책위의장 등 핵심 당직자들이 참석했고 재계에선 강신호 전경련 회장, 손경식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이석영 무역협회 부회장, 김영배 한국경영자총협회 부회장 등이 참석했다.
재계는 “최근의 투자부진은 기업의 경영행태 보수화, 신규 수익모델 발굴의 어려움, 고비용 경제여건, 대기업 규제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며 “기업투자를 확대하기 위해선 현 시점에서 시행 가능한 시책을 과감하게 추진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재계는 특히 △R&D투자세액공제, 임시투자세액공제 등 투자지원세제 감면대상의 확대 및 일몰시한 연장 △출자총액제한제도(출총제) 폐지 △수도권 규제 완화 및 산업단지 관련 규제 완화 등을 요청했다.
재계의 이같은 요구에 정부 여당은 최대한 반영하겠다는 의사를 나타냈다.
노웅래 우리당 의원(공보부 대표)은 간담회 직후 브리핑을 갖고 “여당은 투자활성화를 위한 최우선 과제로 기업하기 좋은 환경 만들기에 진력하고 있다”며 “R&D투자세액공제 등 성장 잠재력 확충을 위한 조세지원은 필요 범위내에서 지속적으로 지원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산업단지 규제완화와 관련해) 민간기업도 공공기관과 마찬가지로 도시기본계획상 공업용도지역에서도 산업단지를 개발할 수 있도록 제도개선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출총제에 대해선 올해 말 종료 예정인 ‘시장개혁 3개년 로드맵’ 결과를 검토한 후 보완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또 수도권 규제완화는 수도권 집중도가 심각한 현실을 감안해 전면 완화는 곤란하다고 입장을 나타냈다.
김준배기자@전자신문, j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