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의 특정유해물질사용제한지침(RoHS) 시행이 100여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국내 인쇄회로기판(PCB) 업계의 준비는 부족한 것으로 드러났다. PCB는 모든 전자제품에 들어가는 기본 부품이기 때문에 지금처럼 RoHS 대응 준비가 부족하면 국내 전자제품의 유럽 수출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우려된다.
21일 한국전자회로산업협회가 조사한 ‘2006 한국의 전자회로기판 산업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143개 PCB 관련사 중 RoHS 준비가 아직 제대로 되지 않은 업체 비율이 52%에 이르렀다. 더욱이 전체 조사 대상 기업 중 20%는 아예 RoHS 자체를 잘 모르고 있어 충격을 더했다. 8%는 RoHS는 알고 있지만 아직 준비하지 못하고 있었으며, 24%는 준비하고 있지만 아직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다.
RoHS 준비가 끝난 PCB 업체는 전체의 32%에 불과했으며 나머지 16%는 RoHS와 크게 관련이 없는 분야의 업체로 나타났다.
이를 분야별로 살펴보면 PCB 제조업체와 PCB 소재업체의 RoHS 준비 부족 비율이 각각 43%와 23%로 평균을 밑돌았지만 PCB 약품 업체는 71%에 달했다. 특히 PCB 설비 업체들은 RoHS 준비를 마친 사례가 하나도 없어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PCB 업계 관계자는 “실제 PCB 관련 중소기업 중에는 RoHS의 정확한 의미도 모르는 업체가 적지 않다”며 “중요성을 알아도 제조원가 상승을 우려해 구체적인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는 업체가 다반사”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정확한 정보 전달도 중요하지만 RoHS 준비로 인해 올라간 원가 부담을 대기업이 인정해주지 않으면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PCB에는 RoHS에서 금지 물질로 규정한 브로민이 난연재로 널리 사용되고 있으며 아직 납도 소재나 설비 분야에서 사용되고 있다.
장동준기자@전자신문, djj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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