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자부 조직개편, 인사 태풍 불가피

 산업자원부의 5월 조직개편과 인사쇄신이 초미의 관심사다. 정세균 장관이 지휘봉을 잡고 시도하는 이번 조직개편은 정책의 실수요자인 기업에 좀더 가까이 다가서기 위한 노력으로 해석된다. 급변하는 산업환경에 대응하기에는 지금의 조직이 부적격이라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

 따라서 더욱 유연한 고객 서비스를 위해 소비자 중심의 조직으로 변모하겠다는 것이 이번 조직개편의 속내다. 또 지식정보 산업에 무게를 두고 기술과 산업을 조화롭게 연계하면서 언제든 팀 운용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체제로 가겠다는 의중이다. 여기에 연공 서열식 인사를 떠나 능력 위주의 발탁 인사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뜻도 내포돼 있다.

 ◇“조직 붕괴에 영향이 없을 정도의 혁신”=정 장관의 조직개편 의지는 단호하다. ‘질 좋은 성장’을 강조해온 정 장관은 70년대 ‘밀어붙이기식’정책을 지양하고 있다. 무엇보다 산업육성의 ‘합리’에 초점을 맞춰온 정 장관으로서는 가장 합리적인 방법을 우선 내부에서 찾겠다는 의지다.

 현재의 경직된 조직으로는 변화하는 산업환경에 적절하게 대응할 수 없다는 판단이다. 또 규제를 무기로 하던 과거 정부에서 지원을 우선하는 현재의 서비스 정부 조직으로서도 마땅치 않다는 결론이다. 따라서 조직개편은 실무 서비스를 담당하는 팀제 운용을 중심축으로 놓고 있다.

 지금까지 실무 중심인 과의 신설과 폐지는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하므로 상황에 따라 변하기가 쉽지 않았던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팀제 운용을 통해 더욱 유연하게 대응함으로써 대국민 지원 서비스에 가깝게 다가서겠다는 것이다.

 ◇혁신 인사 예고, 팀장급이 ‘태풍’=고위 공무원단의 출범은 공무원 사회의 벽을 깨는 혁신을 예고한다.

 3급(부이사관) 이상 공무원은 모두 고위 공무원단에 포함된다. 이 가운데서 직급에 관계없이 자유롭게 사람을 운용하겠다는 것이다. 심지어 1급 팀장이 있을 수도 있고 3급 본부장이 있을 수도 있다. 연공 서열이 인사의 ‘금과옥조’로 여겨지던 공무원 사회가 능력 위주의 기업형 조직으로 변모하게 되는 것이다.

 산업자원부 현실상 본부장급이 팀장으로 전락하는 일은 희박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1급(실장급) 인사는 정 장관 취임 이전에 이미 내정된 것으로 장관 의사와는 다소 무관하다. 하지만 불과 3∼4개월 만에 다시 고위직급(1급)을 흔든다면 정책의 일관성이 무너질 우려가 있다. 또 개인 능력을 검토하기에도 부족한 시간이다. 따라서 인사 태풍은 본부장급이 아닌 팀장급에서 불 것으로 예상된다.

 아무리 혁신 인사를 단행한다 해도 직급과 경력의 무게가 있다. 또 외부 인사를 영입하면 업무 흐름을 파악하는 데서부터 산자부 고유 문화에 적응하기까지 다소의 혼란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식정보 산업 접목 ‘화두’=김종갑 1차관은 특허청에서 ‘혁신’의 공을 인정받은 인물이다. 그는 “인사와 관련해 두 통 이상 외부 전화를 받으면 절대 추천하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또 “장관만 바라보는 인사와 행사는 없다”는 뜻도 비쳐 철저한 능력 위주의 인사가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는 참여정부가 주장하는 지연·학연 배척과도 맞물려 자연스레 정착될 전망이다. 다만 급작스러운 변화에 대한 적응을 어느 선까지 수용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산업 지원 분야에도 기존 굴뚝 이미지가 강했다면 여기에 지식정보 산업을 접목하는 시도도 속도를 더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 차관은 “현재 세부적인 조직개편안은 만들어지지 않았으며 아무도 모른다”면서 “산업 지원을 위한 현실적인 조직개편이 있을 것”이라는 말로 지식정보 산업과 관련, 새로운 조직 설립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경우기자@전자신문, kw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