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열전]애드팍테크놀러지 vs 아이비트

[기업열전]애드팍테크놀러지 vs 아이비트

 세계 최고를 자랑하는 통신 강국임에도 실제 사용되는 통신 장비의 90%는 외산이 채우고 있는게 우리나라의 현실이다. 물론 인터넷 붐을 타고 한때 VDSL 단말 생산 기업들이 반짝 특수를 누렸던 시절이 있긴 하지만 그 안에 사용한 칩은 100% 외산이었다.

 겉모습은 통신 강국이지만, 정작 장비 업체들은 내수 시장에서 조차 제대로 자리를 잡은 기업이 거의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최근 차세대 장비, 특히 차세대주소체계(IPv6) 시장에서 묵묵히 개발에 몰두하여 좋은 성과를 내고 있는 기업들이 있어 주목을 끈다. 애드팍테크놀로지와 아이비트가 그 주인공들이다.

 지난 99년, 2000년 각각 설립된 두 회사는 국내에서는 쉽게 도전하지 못하는 분야를 개척, 거대 통신 사업자에 대한 장비 공급은 물론 차세대 네트워크 장비 개발 국책 프로젝트에도 참여하고 있다. 두 회사 모두 한국이 아닌 글로벌 시장을 목표로 도전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닮아 있다. 이들 기업의 도전이 통신 강국의 알맹이도 채워주길 기대해 본다.

◆아이비트

‘IPv6 시장은 우리가 앞장선다.’

 아이비트(대표 최대양 http://www.ibitworld.com)는 2000년 창업과 함께 향후 5년 뒤에 필요한 미래 기술 중 하나로 IPv6를 선택하면서 ‘글로벌 IPv6 선도’라는 기업 목표를 세웠다.

 회사의 주축은 옛 LG정보통신에서 대용량 데이터통신처리장치(AICPS) 개발 사업을 수행했던 주요 연구원들이다.

 IPv6 국제 표준을 100% 이해하고 실시간 운용체계에서 동작될 수 있는 프로토콜 스택과 모바일 기술, IPv4/IPv6 변환 기술 등을 자체 개발했다.

 세계적으로도 실시간운용체계(RTOS) 기반 IPv6 프로토콜 스택을 개발한 기업은 드물다. 아이비트는 이를 탑재한 IPv4/IPv6 변환기인 ‘포식스(Forsix)-1000R’를 개발, 2003년 11월 국제 IPv6 포럼에서 부여하는 IPv6 레디로고를 세계 최초로 획득했다. 2004년 3월에는 국내 최초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 IPv6 분야 인증도 획득했다.

 지난 해에는 VoIP 사업자용으로 개발한 ‘포식스-2000R’ ‘포식스-1000S’ 등을 국방부, 데이콤, KTH 등에 납품했다. BcN, 와이브로 망에 모바일 IPv6 홈에이젼트(HA)도 출시했다.

 앞서나갔기 때문에 사업성을 걱정하던 시점도 있었지만, 2003년 유일한 국산 IPv6 장비 시연에 나서 호평을 받았고 같은 해 국제 IPv6 서밋에 출품하면서 세계 최초 IPv6 레디로고 획득 등의 성과를 올렸다.

 올해는 많은 IP 주소를 요구하는 VoIP, 와이브로, 홈네트워크, 전자태그 등 새로운 수요 창출로 매출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일본, 홍콩, 칠레 등 해외 진출도 순항하고 있다.

 최대양 사장은 “기업은 현재와 미래, 2가지 시간 축을 갖고 운영해야 한다”며 “3년전 개발한 기술로 현재를 살 듯 3년 뒤 상용화 기술을 개발,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해 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끄는사람들

 아이비트는 데이터 통신 분야의 전문 인력들로 이루어져 있다. 특히 IPv6 분야에서는 세계적인 수준의 전문 인력을 확보하고 있다. 주요 인력은 KT의 AICPS 개발 사업을 주도했던 사람들이다.

 최대양 사장(45)은 마케팅과 영업 및 연구개발을 포함한 회사 전반의 경영 및 전략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부산대 계산통계학과, 홍익대 전자계산학 석사 과정을 졸업하고 LG정보통신에서 연구실장으로 재직하며 KT 과금처리시스템(CAMA)과 대용량통신처리장치(AICPS) 개발을 주도했다.

 투명한 경영과 사회에 대한 책임 의식이 강한 기업 구성원을 요구하지만, 평소 온화하고 고충을 직접 듣는 자상함을 갖췄다. 엔지니어 출신 최고경영자(CEO)로서 회사의 미래를 내다보며 IPv6와 USN을 비전을 세웠다.

 김영기 부사장, 이동재 연구소장, 이정환 IPv6 팀장, 김남수 데이터통신 소프트웨어팀장, 최경현 시스템 소프트웨어팀장, 정종광 수석연구원 등이 아이비트의 핵심 인력이다.

◆애드팍테크놀러지

 ‘멀티미디어 기반의 IP 네트워크 솔루션으로 세계 시장에 진출한다.’

 애드팍테크놀러지(대표 박수열 http://www.addpac.com)는 국내 몇 안되는 네트워크 장비 제조사 중 하나다.

 이 회사 홈페이지를 접속하면 마치 네트워크 장비 전문 포털에 들어온 느낌을 받을 정도로 다양한 제품을 소개해 놓고 있다. 다국적 기업의 홈페이지가 한글로 번역이 돼 있다는 오해를 불러 일으킬 정도다.

 지난 2000년 전용선 라우터 개발을 시작으로 2001년 이후 KT, 데이콤의 초고속 국가망 사업에 참여해 여러 종류의 ATM 라우터, 멀티 서비스 라우터를 공급해 왔다. 지난달 28일에 종료된 초고속 국가망 사업에도 참여하여 한국전산원으로부터 감사패까지 받았다.

 2002년부터는 인터넷전화(VoIP)용 VoIP 게이트웨이, 미디어 게이트웨이, VoIP 라우터 등을 개발해 금융기관, 기업, 정부·공공기관에 공급하고 있다. 작년에는 국산으로는 유일한 IPv4/IPv6 듀얼 스택을 지원하는 IP 영상전화기·IP 전화기·IP-PBX 시스템·VoIP 미디어 게이트웨이 등을 개발, 한국전산원과 통신 사업자를 통해 국내 정부기관에 공급했다.

 특히 작년 SK텔레콤, 하나로텔레콤, 데이콤의 광대역통합망(BcN) 시범 사업에 IP 영상 전화기를 공급하는 등 차세대 네트워크 기술 경쟁력을 인정받았다.

 박수열 사장은 “벤처 기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선택과 집중에 따른 끊임없는 제품 개발로 시장·고객의 요구를 충족시켜야 한다”며 “한국을 넘어 세계로 나가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이끄는 사람들

 애드팍테크놀러지는 차세대 네트워크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 전문 인력을 확보하고 있다.

 창업자 박수열 사장은 기술연구소, 마케팅본부, 생산공장의 역할과 업무를 지휘하면서 경영과 전략까지 총괄하고 있다. 고려대 전자공학과와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전기 및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KT 통신망연구소에서 ATM MSS 교환기 개발에 참여했다.

 엔지니어 출신의 CEO로서 모든 애드팍 제품의 개념부터 상세 설계까지 제품의 면면을 직접 챙긴다. 기술 개발에 따른 제품 개발 일정과 마케팅 전략까지 회사를 총 지휘하고 있다.

 기술연구소를 이끄는 이규식 소장, 원천 기술의 핵심이 되는 애드팍 네트워크 장비 운영체제를 개발한 황우선 개발이사, 시스코코리아 출신의 영업을 책임지는 노명수 이사, 마케팅은 물론 영업까지 아우르고 있는 권재식 이사가 주요 인력이다. 

홍기범기자@전자신문, kbh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