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썬이 최근 발표한 ‘오라클 DB 무료 라이선스’정책의 실효성을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한국 썬은 시장 확대를 장담하고 있지만 경쟁 업체는 유지보수 비용까지 고려하면 저렴하지 않다며 소비자를 현혹하고 있다고 반박하고 나섰다. 주요 하드웨어·소프트웨어 업체는 이번 가격 정책이 국내 실적에 미칠 이해 득실을 따지느라 묘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한국썬은 지난 달 울트라스팍 IV·IV+ 서버 구매 업체에 오라클 DB 라이선스를 무료로 제공한다고 발표했다. 대신 유지 보수 비용은 유료라는 것. 한국썬 측은 오라클 DB 라이선스는 서버 CPU 개수가 많아질 수록 가격이 크게 올라가 하이엔드 서버를 구매하는 기업에 ‘파격적인’ 제안이라는 주장이다. 기업 반응도 좋다며 한국썬 측은 프로모션을 발표하자마자 30여 개의 프로젝트 참여 기회를 얻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경쟁업체는 다분히 ‘조삼모사’식 정책이라고 애써 의미를 축소하는 분위기다. 이들업체는 총소유비용 (TCO) 관점에서 이번 정책을 따져봐야 한다고 반박하고 있다. 한 서버 업체 관계자는 “이번 한국썬의 프로모션은 DB 라이선스 할인가가 아닌 정가(리스트 프라이스)를 기준으로 유지 보수료를 책정해 라이선스를 다른 서버로 옮길 수도 없다”면서 “획기적인 가격으로 보이지만 결국 ‘조삼모사’”라고 평가절하했다.
전문가들도 선과 오라클의 전격 합의로 이뤄진 이번 프로모션이 국내에서 성공을 거둘 지는 두고 봐야 한다는 게 중론이다. 기업 고객 반응은 상당하지만 이를 실제 계약으로 얼마나 연결하느냐는 또 다른 차원의 문제라는 것. 특히 예상 외로 경쟁업체의 공세가 만만치 않아 최종 단계에서 고객이 어떤 판단을 내릴 지도 미지수다.
한국썬과 한국오라클의 미묘한 입장 차이도 변수다. 한국오라클은 라이선스를 많이 팔아 실적을 내야하는데 아무리 본사 정책이라고 하더라도 무료 라이선스를 핵심 골자로 하는 이번 행사에 미온적일 수 밖에 없다는 분석.
한국썬 측은 “경쟁업체가 5년간 총소유비용(TCO)을 따지면 우리가 더 비싸다고 주장하는 데 아무리 계산해도 그런 결론은 나오지 않는다”면서 “벤더에게 유리한 정책이라면 오라클이 왜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겠느냐”고 경쟁업체의 주장을 일축했다.
류현정기자@전자신문, dreamsh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