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프로리그 판세전망

‘SK텔레콤 T1의 독주를 막아라’ 2006년 스타크래프트 팀리그의 최대 화두다. 지난 시즌 프로리그에서 터진 수 많은 대형사고(?) 중 가장 충격적인 것은 뭐니뭐니 해도 SK텔레콤 T1이 통합리그로 치러진 첫 해에 ‘트리플 크라운’을 차지한 사건이다.

다양한 분야의 스포츠가 있지만 신설된 리그 첫해에 전관왕을 차지하고 그것도 모자라 한 해를 정리하는 시상식에서 조차 최우수 선수상은 물론 최우수 선수단상, 최우수 감독상등을 모두 휩쓴 팀을 배출한 종목은 그 유례를 찾기 힘들다.

그러나, T1이 올시즌에도 초강세를 유지할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지난 시즌에 T1 독주의 ‘들러리’역할을 했던 각 팀들이 권토중래를 다짐하고 있기 때문이다. 새 시즌이 코앞으로 다가선 현재 각팀들은 달콤한 휴식을 마치고 숙소로 복귀, 전력을 재점검하고 새로운 전략 구상과 연습에 몰두하고 있다.

# T1 독주를 막아라

차기 시즌을 준비하고 있는 각 팀의 감독들은 T1의 독주를 막아야 한다는 공통된 목적을 갖고 있다. 하지만 2006 시즌 판세에 대해선 전망이 엇갈린다. 당분간 T1의 독무대가 계속 될 것이라는 전망과 예측불허의 접전이 이어질 것이란 견해로 양분돼 있는 것이다.

T1의 독주를 막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 전망하는 감독들은 “트리플 크라운이라는 영예는 팀워크나 개인적 기량은 물론 감독의 용병술, 구단의 든든한 지원등 모든 부분의 밸런스가 알맞게 조화되지 않으면 달성하기 힘든 것”이라며 이런점에서 T1을 따라가기는 어려울 것이라 강조한다.

반면 혼전 양상을 예상하는 감독들은 “르까프OZ의 창단에 이어 GO나 POS, KOR같은 비기업 팀들도 조만간 창단 할 것이라는 장미빛 전망이 많아 작년과는 상황이 많아 달라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 2006년 내 비기업팀이 사라질 것으로 예상되는 현 시점에서 어느 팀이 우세할 것이라는 섣부른 판단은 무의미하며 일단 뚜껑을 열어봐야 안다는 얘기이다. 

결론적으로 현재로선 e스포츠계의 대체적인 전망은 T1의 독주쪽보다는 혼전 양상쪽에 무게가 실린다. 한 관계자는 “비기업 팀들의 잇따른 창단으로 이제야 제대로 된 승부를 볼 수 있겠다”며 “차기시즌이 벌써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올 시즌은 작년과 같은 일방적 패턴이 아닌 더욱 손에 땀을 쥐게 할 박빙의 승부가 예상된다”고 강조했다.

# 절대왕좌 노리는 3인방 도전 거세

그렇다면 T1의 독주를 막을 팀은 어디일까. 먼저 전통의 강호로 꼽히는 KTF매직엔스와 삼성전자 칸, 팬택앤큐리텔 큐리어스가 유력한 후보들이다. 이 중에서도 SK텔레콤의 라이벌 KTF는 번번히 SK텔레콤의 의해 발목이 잡혀 쓴잔을 마셨지만 선수 구성상 아직도 최고의 팀이라는 점에서 올시즌 역시 변함없는 우승 후보다.

정수영 감독은 “작년 준우승 2회에 그친 만큼 이번시즌에는 반드시 우승하여 작년에 한을 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이어 “새로운 시즌에 대비해 라인업에 변화를 구상하고 있다”고 말해 다음시즌 전략에 변화를 가져올 것을 암시했다.

작년 후기 리그에 전관왕을 노리며 힘차게 나아가던 SK텔레콤 T1에 간담을 서늘하게 했던 삼성도 위협적인 존재다. 김가을 감독은 “지난 시즌에 기대이상의 성적을 거둔 것은 사실이다”며 “그 성적에 부흥하기 위해서 구단 선수 코칭 스태프가 3위 일체가 돼 전기 후기뿐 아니라 그랜드 파이널까지 우승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약세라고 평가되는 테란 라인업 구축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팬택 역시 우승이 목표다. 송호창감독은 “팀 창단 직후보다 2005년에 하락세를 보인것이 사실이지만 새로운 팀을 만든다는 목표를 가지고 팀을 개편할 것”이라며 “2006년도에는 거의 모든 대회에서 우승하겠다”고 선전을 다짐했다.

# 다크호스를 주목하라

최강 T1과 이들 3개팀이 일반 우승 후보군으로 분류되지만, 의외의 복병들이 많다. 작년 시즌 돌풍을 일으켰던 삼성처럼 올해도 다크호스가 전면에 부상할 가능성이 적지 않아 보인다. 올 시즌 복병으로 떠오르는 팀은 지난달 27일 팀창단을 선언한 르까프다. 각 팀들은 경계대상 0순위로 르카프팀을 꼽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재정적으로 안정적인 환경에서 선수들이 경기에만 몰두 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 그 효과가 호성적으로 나타날 것이라는 예측이다.

그 동안 GO를 제외하고는 프로리그에서 그다지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하고 있는 비기업팀들도 르까프OZ의 창단에 자극 받아 ‘프로리그 총력전’이라는 카드를 꺼내들고 있어 적지않은 파란이 예상된다. 그 중에 박성준, 박지호, 염보성이라는 막강화력을 지닌 POS 역시 경계대상 1호로 꼽힌다. 선수들의 면면도 그렇지만 하태기 감독과 선수들의 프로리그에 대한 열망이 강하다.

다른 팀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는 동안 이미 총력전의 분위기로 들어선 이네이쳐탑팀도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1년만에 프로리그판에 돌아온 이네이쳐는 지난 평가전에서 예상 외의 좋은 성적을 내며 선전하며 돌풍을 예고했다.

이대니어 감독은 “이번 시즌엔 선수층이 많이 좋아진 편”며 “올해야 말로 배수진을 치고 프로리그에 올인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SK텔레콤의 강세가 어느정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KTF, 삼성, 팬택, GO, POS, 르카프 등이 선두권을 놓고 한치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각축전을 벌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동준 해설 "여러팀 혼전양상 보일 듯"

2006년 최고 화두는 “SK텔레콤 T1을 잡아라”가 될 것이다. 그러나 한번도 힘든 프로리그 우승을 세번이나 차지한 SK텔레콤 T1은 우승이 아니더라도 앞으로도 계속 선전할 것으로 보인다. 다음으로 주목해야 할 팀은 역시 KTF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에선 잘 하고도 포스트 시즌에 번번이 물을 마셨지만 탄탄한 라인업으로 볼 때 아직은 기대해 볼 만 하다. 또한 전 선수의 에이스화를 꿈꾸는 GO도 빼 놓을 수 없는 강팀이다. 후기리그 돌풍을 일으킨 삼성은 테란 라인만 좀 보강한다면 다시 한번 돌풍의 주역이 될 수 있는 팀이다. 마지막으로 새롭게 주목해야 할 팀은 다크호스 르까프OZ다. 바로 우승전력을 갖추지는 못하겠지만 새로운 동기 부여가 된 현시점에서 가장 전력 상승이 기대되는 팀이다.

▷김창선 해설 "`르까프 OZ` 거센 돌푸 예상"

먼저 2006년 프로리그는 SK텔레콤 T1의 독주에 다른팀들이 도전하는 양상이 될 것이다. 이는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이는 KTF나 팬택등은 물론 새롭게 부상하는 팀들도 마찬가지다. 가장 주목해야 할 팀을 꼽는다면 역시 르까프 OZ다. 새롭게 창단한 르까프의 돌풍이 예상된다. 과거와는 비교도 할수 없을 만큼의 안정적 환경이 선수들의 목표치 달성에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S급 선수들을 보유한 POS나 GO등도 지금보다 나은 환경이 제공된다면 좀 더 강력한 팀으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김명근기자 dionys@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