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LCD 시장 헤게모니 쟁탈을 위한 한국과 일본, 대만 3국 기업 간 행보가 빨라지는 가운데 기술 협력 및 공유를 골자로 한 강력한 특허 블록이 구축됐다.
26일 관련업계 및 외신 등에 따르면 대만 AU옵트로닉스(AUO)와 일본 샤프가 지난 2005년 체결한 상호 기술 특허 공유(크로스 라이선스) 범위를 LCD TV로 확대하는 내용의 크로스 라이선스에 전격 합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AOU는 지난 1월 삼성전자와 크로스 라이선스 계약을 했다.
이에 앞서 샤프는 지난달 치메이옵토일렉트로닉스(CMO)와 TV용 LCD 패널기술 관련 특허를 상호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크로스라이선스 계약을 맺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와 AUO, 샤프 등 3국의 LCD 산업을 대표하는 기업이 직접 혹은 간접적으로 상호 기술공유가 가능한 기술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하게 돼 후발기업은 물론이고 LCD 업계 구도에 적잖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다각적 목적 = 삼성전자와 AUO·소니·샤프·CMO는 지난 2004년 이후 상호 크로스 라이선스 계약을 잇달아 맺었다. <표 참조>
이 같은 행보는 본격적인 성장 단계에 돌입한 대형 LCD 시장에서 우군을 확보함으로써 지배력을 확대하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크로스 라이선스는 각각의 기술 영향력을 확대함과 동시에 첨단기술 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한편 후발 업체에 대한 진입 장벽을 높이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특히 크로스 라이선스 확대를 견인하는 주요 요인은 향후 발생 가능한 특허 분쟁을 사전에 차단하는 방안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기업간 크로스 라이선스는 기술 교류 및 협력은 물론이고 제3의 기업이 제기하는 특허 침해 소송 등 소모적인 논쟁을 피할 수 있는 방안 중 하나”라고 말했다. 즉, 상호 협조체제로 기업 활동에 타격이 불가피한 특허 침해 소송 및 이에 따른 유무형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이들 기업 간 크로스 라이선스의 내용과 범위가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표준화가 변수 = 향후 관심은 삼성전자와 AUO, AUO와 샤프, 샤프와 CMO 간 잇따른 크로스 라이선스가 대형 LCD 표준화 경쟁에서 어떤 변수로 작용할지에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크로스 라이선스는 7세대와 8세대 등 대형 LCD 표준 규격을 놓고 합종연횡을 거듭했던 기존 판도와는 전혀 다른 양상으로 진행되고 있어 더욱 눈길을 끌고 있다.
7세대 유리기판 규격과 관련, AUO와 CMO는 삼성전자(1870×2200㎜)의 7세대 규격과 다른 LG필립스LCD의 7세대(1950×2250㎜) 규격 채택을 결정한 상태다.
반면에 삼성전자와 샤프는 이미 8세대 유리기판 규격(2160×2400㎜)을 발표한 바 있다.
비록 7세대에서는 다른 행보를 선택한 AUO와 CMO가 향후 8세대 투자와 관련, 유리기판 규격에서 크로스 라이선스를 체결한 삼성전자 및 샤프와 공조를 취할지 관심을 끄는 대목이다.
이처럼 국경없는 특허 블록이 대형 LCD 표준화 경쟁 구도를 새롭게 형성하는 중심축이 될지 전 세계 LCD 업계의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원배기자@전자신문, adolf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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