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그룹이 이르면 이달 국내 디지털케이블방송 1위 사업자에 올라설 전망이다. 현재 추진중인 유진그룹 계열 복수 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 드림씨티방송과 디지털미디어센터(DMC)사업자 브로드밴드솔루션즈(BSI)의 인수가 마무리되면 가입자 443만명을 확보하게 돼 1위 사업자인 태광그룹을 제치게 되기 때문이다. 이번 인수합병은 또 그 규모가 옵션을 포함해 7000억원대에 달해 케이블TV업계 최대 빅딜로 기록될 전망이다.
유진그룹 고위관계자는 28일 “CJ그룹 측과 드림씨티 매각협상을 이번주 마무리짓고 주말께 계약을 할 것”이라며 “CJ그룹 측 인수 주체는 CJ개발이나 CJ홈쇼핑이 유력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매각 가격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대략 90% 지분에 4000억원 정도로 거론중이며 BSI도 적정선에서 매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BSI는 300억∼500억원에서 매각 금액이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두 그룹은 인수합병 부대조건으로 유진그룹이 추진중인 대우건설 인수 컨소시엄에 CJ그룹이 3000억원 규모의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키로 합의했다. CJ와 유진 간 ‘빅딜’합의로 국내 디지털케이블 업계는 지각변동을 겪을 전망이다.
CJ그룹 내 MSO인 CJ케이블넷은 지난해 아날로그 가입자 기반인 162만 가구를 대상으로 디지털신호 전환을 시작한 이래 아름방송(성남)·남인천방송(인천)·대구푸른방송(대구) 등과도 공급 계약을 맺었다. CJ그룹의 아날로그 기반 가입자는 224만 가구인 셈이다.
또 유진그룹의 BSI는 드림씨티방송과 강남케이블TV·대구 TCN그룹·울산중앙방송 등에 디지털신호를 제공하며 아날로그 기반 가입자 219만을 확보하고 있다. 이에 따라 CJ그룹이 BSI와 드림씨티방송을 인수한다면 가입자는 443만 가구로 1위에 올라선다.
반면에 1위인 태광그룹은 현재 위탁운영법인인 티브로드와 온미디어계열 MSO를 묶어 330만∼350만의 아날로그 기반 가구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다. 자체 디지털 전환을 추진하는 씨앤앰커뮤니케이션 역시 가입자 기반이 200만 가구에 불과하다. 사실상 국내 초기 디지털케이블방송 시장은 당분간 CJ그룹 독주체제를 보일 전망이다.
한편 CJ그룹이 BSI를 인수하면 현대백화점계열인 HCN과 GS홈쇼핑 자회사인 강남케이블TV가 BSI와 계약을 끊을 개연성도 제기된다. HCN의 고위관계자는 “BSI와 디지털신호 공급 계약기간은 4년인데 이제 1년 3개월 정도 지났다”며 “MSO본부나 현대백화점 그룹 차원에서 계약 파기 논의는 없었다”고 말했다.
성호철기자@전자신문, hcs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