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을 넓게 보이려면 벽면을 활용하라.’
거실을 넓게 이용하려는 소비자 요구에 맞춰 종전에 바닥에 놓이던 가전제품이 벽으로 이동하고 있다. PDP·LCD TV는 물론이고, 홈시어터, 공기청정기, 에어컨, 프로젝터까지 다양하다.
LG전자의 경우 PDP·LCD TV 판매량의 절반 이상이 벽걸이형 제품이다. 이전에는 벽걸이 설치가 어렵다거나 불안해 보인다는 이유로 스탠드형이 대부분이었으나 최근에는 선호도가 벽걸이형으로 전환된 것. 홈시어터 역시 스피커를 벽에 붙이는 벽걸이 타입(모델명 XH-C751TF)이 고가에도 불구하고 전체 홈시어터 판매량의 10%를 차지하고 있다.
소니코리아가 최근에 내놓은 무선 홈시어터도 벽에 걸 수 있도록 슬림형으로 제작된 것이 특징이다.
웅진코웨이도 10평형대 공기청정기에 대해서는 벽걸이와 스탠드 모두 가능한 제품을 내놓고 있다. 광합성 공기청정기(모델명 AP1005AH), 맞춤형 공기청정기(모델명 AP1004AH) 등 인기모델 모두 벽걸이와 스탠드 타입으로 활용할 수 있다.
에어컨도 상황은 마찬가지. 큰 평수는 스탠드형 위주로 판매되지만, 1가구 多에어컨 시대로 접어들면서 벽걸이형 에어컨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특히 액자로 활용할 수 있는 액자형의 경우 2001년 출시된 이후 연평균 판매 신장률이 80%에 달할 정도로 고공성장하고 있다. 일반 벽걸이 제품보다 20∼30만원 비싸지만 차별화된 디자인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는 것.
이밖에 LG전자는 세계 최초로 ‘L 타입’ 렌즈를 통해 두께 92.2㎜ 초슬림 디자인의 벽걸이 프로젝터를 출시, 세계적으로 반향을 일으키기도 했다.
이렇게 ‘공간 파괴형’ 제품들이 강세를 보이는 것은 거실을 넓게 사용하는 동시에, 벽면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 공간감을 높이고, 인테리어 효과도 살릴 수 있기 때문.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거실을 넓게 활용하기 위해 발코니 확장이 보편화되고 있는데, 이런 추세와 맞물려 벽걸이 타입에 대한 소비자 요구도 늘어나는 것 같다”며 “덕분에 거실 벽면이 최신 디지털 기기를 한자리에 전시한 ‘디지털 갤러리’로 변모하는 느낌”이라고 귀띔했다.
정은아기자@전자신문, eaj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