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엔진 업계 질적 경쟁으로 급속히 전환

 ‘이젠 양이 아니라 질로 말하겠다.’

 기업용 검색 엔진 업체들이 양적 경쟁에서 질적 경쟁으로 급속히 전환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까지만 해도 주요 기업용 검색 엔진 업체들은 대용량 검색 기능에 초점을 맞춰 제품 개발 및 마케팅 경쟁을 벌였다. 하지만 이제는 한 차원 높은 분석 기능에 중점을 두고 있다. 이는 대부분 업체가 대용량 검색과 빠른 속도 처리 같은 기본적인 기술력은 갖추고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질적 경쟁의 핵심은 효과적으로 얻고 싶은 정보를 정확히 보여주는 분석 기능이다. 무조건 많은 양의 정보가 아니라, 얼마나 필요한 자료를 정확히 찾아줄 수 있느냐가 경쟁력의 핵심 요소로 등장하고 있다.

 ◇대용량 처리는 이제 필수=작년 하반기까지만 해도 테라바이트(TB)급 문서 검색 처리가 논쟁이 됐다.

 실제 코리아와이즈넛·다이퀘스트·코난테크놀로지·쓰리소프트 등 주요 검색 업체는 작년 9∼10월 신제품을 잇달아 내놓으며 테라바이트급 검색 엔진 시대를 선포했다. TB급 검색 엔진은 2000만∼3000만건의 대용량 문서를 검색할 수 있는 수준이다.

 당시 대기업과 공공기관은 기가바이트급 수준의 문서만 갖고 있었지만, 기업포털(EP) 및 통합검색 시스템을 구축하면서 대용량 처리에 대한 수요가 있었다. 그러나 이젠 대용량 처리와 빠른 속도의 검색은 기업용 검색 엔진의 필수조건이 돼 더는 이것이 이슈가 되지 못하고 있다.

 박재호 코리아와이즈넛 사장은 “업체마다 대용량 처리와 관련해 기술 논쟁을 벌이다 보니 상위권 업체를 중심으로 기능이 거의 엇비슷해졌다”면서 “대용량 처리는 이제 필수조건이며 차별화된 경쟁 요소가 전혀 아니다”고 말했다.

 ◇분석 기능 왜 뜨나=분석 기능이 올해 유달리 관심을 끄는 이유는 인터넷 쇼핑몰 업체와 홈쇼핑 업체들이 검색 엔진 수요를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 업체는 단순 입주 형식의 기존 판매방식에서 벗어나 고객이 제품을 비교·분석, 구매하는 오픈 마켓 형태의 판매 방식을 지향하고 있다.

 이에 따라 무조건 많은 용량을 검색하는 것보다는 고객 요구에 따른 타깃 상품에 대한 분석 기능이 절실해진 것이다. 동대문닷컴·롯데인터넷면세점·네이트몰·CJ엠플온라인 등이 상품 분석을 위해 1분기에 기업용 검색 엔진을 도입했다.

 코난테크놀로지의 최선영 팀장은 “쇼핑몰과 홈쇼핑 업체들이 오픈 마켓을 지향하면서 타깃 고객에게 원하는 정보를 줄 수 있는 분석 기능이 필요하게 됐다”면서 “검색 엔진 업체들도 고객 요구에 따라 분석 기능을 갖추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분석 기능 요구 더 늘어난다=검색 엔진 업계는 분석 기능에 대한 다양한 요구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내부 문서 검색을 별도 업무로 처리하기보다는 고객관계관리(CRM) 시스템과 연동할 필요성을 기업이 점차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검색 엔진도 이젠 CRM을 지원하는 분석 기능을 갖추는 것이 최우선 과제로 부상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실제로 이에 대처하기 위한 업체들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코리아와이즈넛은 하반기에 분석 기능을 강화한 신제품을 내놓기로 했으며, 다이퀘스트도 자연어 처리 기술 연구를 대폭 강화할 예정이다. 김귀성 다이퀘스트 부사장은 “업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 검색 엔진의 분석 기능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이병희기자@전자신문, shak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