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컴퓨터사업부는 최고 경영자(CEO) 양성소’
삼성전자의 컴퓨터시스템사업부 출신 인물이 전자·IT업계 곳곳에서 맹활약하고 있다. 이 사업부를 거친 내로라하는 CEO만 해도 20여 명을 넘어 설 정도다. 삼성 전체 사업부 중에서 가장 광범위한 네트워크를 자랑하면서 컴퓨터사업부가 ‘CEO 사관학교’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현 삼성전자 컴퓨터 사업부장인 김헌수 부사장 이전에 사업부를 책임졌던 오영환 전 부사장은 지금은 동부일렉트로닉스 사장을 맡고 있다. 오 부사장은 지난 2000년 삼성에 슈퍼급(S급) 인재로 영입돼 2004년까지 삼성 디지털미디어 연구소장과 컴퓨터 시스템 사업부 대표를 역임했다. 지난해 3월 코리아써키트 대표로 영입된 이성주씨도 삼성전자 컴퓨터사업부장 출신이다.
컴퓨팅 업계에서는 더욱 흔하다. 한국후지쯔 안경수 회장은 회장실 기획 담당 이사를 거쳐 컴퓨터사업 본부장을 지냈다. 안경수 회장에 이어 한국후지쯔를 맡았던 윤재철 전 사장도 컴퓨터 사업부 출신이다. HP 출신도 경력을 쫓으면 삼성전자 컴퓨터사업부와 직·간접적으로 맞닿아 있다. HP가 독자적으로 법인을 설립하기 전까지 삼성전자와 합작 형태로 국내 사업을 진행했고 당시 담당 부서가 컴퓨터사업부이었기 때문. 이에 따라 한국HP 최준근 사장, 한국HP를 거쳐 지난 2002년부터 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 대표를 맡고 있는 유원식 사장도 모두 삼성 컴퓨터사업부 출신이다. 국내 그래픽 카드 분야의 양대 산맥인 ATI코리아를 지난해부터 이끌고 있는 조영덕 사장도 컴퓨터사업부를 거쳤고 AMD코리아 박용진 사장도 82년부터 88년까지 삼성전자에서 컴퓨터 수출이 주된 임무였다. 이 밖에 지금은 선에 인수돼 한국썬에서 부문장을 맡고 있는 전 한국스토리지텍 사장인 정철두 씨도 컴퓨터사업부에서 서버·스토리지 사업을 맡았었다. 중소업체 중에서는 이노웰 문병도 사장이 삼성전자 컴퓨터 사업부 출신이다.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국내 PC산업의 전성기였던 80년대 후반에서 90년대 초반에 우수한 인재가 주로 컴퓨터 사업부 쪽에 몰렸기 때문”으로 해석했다.
강병준기자@전자신문, bjk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