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출연연구기관들의 연구개발 예산 적립제가 이달부터 단일화된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산업기술연구회는 최근 이사회를 개최하고 그동안 산하 출연연구기관들이 각자 운영해오던 예산적립 규정을 단일화해 이달부터 적용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전자통신연구원·화학연구원·기계연구원·전기연구원 등 산업기술연구회 산하 정부 출연연구기관은 연구개발적립금을 △출연연 자체연구개발사업 △연구기반 시설 설치 및 운영사업 △직원 능력 배양을 위한 교육훈련 사업 △기타 자체 사업 등에 활용할수 있게 됐다.
출연연들은 그동안 연구과제중심제(PBS)의 도입으로 프로젝트 물량에 따라 인건비 예산이 들쭉날쭉, 기관 경영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지난 2004년부터 연구개발 적립금제도와 유사한 형태의 내부 지침을 만들어 운영해 왔다.
그러나 내부 지침은 통일성이 떨어져 기관별 예산 규모에 따라 차이가 큰데다 자의적으로 만들어져 기관 운영의 효율성을 오히려 떨어뜨릴 우려가 있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은 ‘기초기반 준비금’ 형태로, 한국한의학연구원과 한국기계연구원·한국전기연구원·한국화학연구원 등은 연구개발 적립금 관리 규정이나 지침을 만들어 연구개발관련 잉여 예산을 관리해 왔다. 일부 기관은 기술이전 수익 증가로 1000억원 넘는 자체 예산을 확보하고 있는 상태다.
이에 따라 산업기술연구회는 과학기술혁신본부와 협의해 △연구개발 사업에서 발생하는 자체수입 초과분 △이자수익이나 잡수익 등 자체수입 초과분 △명시성 이월금을 제외한 지출예산 잔액(사업 순연 등에 따른 타당성 있는 이월금 제외) △적립금 운용결과 발생한 과실 수입 등을 적립할 수 있는 통일된 규정을 마련하게 됐다.
출연연 관계자는 “기관이 과제를 수행하다 보면 과학기술 트렌드에 따라 ‘돈’을 못 버는 경우도 간혹 발생, 적립 예산으로 부족한 인건비 등을 충당해 왔던 것이 사실”이라며 “예산 사용처의 명시로 적립 규정의 명확성과 투명성을 확보한 측면은 인정하지만 기관 재정 자율운용 측면에서 심도있는 논의를 더 진행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대전=박희범기자@전자신문, hbpar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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