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밀 클로니클 온라인’은 일본산 블록버스터 온라인게임이다. 디지캐럿으로 유명한 브로콜리가 캐릭터 디자인을 담당하고 헤드락에서 게임 시스템을 맡았으며, 소프트뱅크 계열사인 ‘겅호온라인엔터테인먼트’가 서비스하는 작품이다.
3개 회사가 가장 자신있는 부분을 맡아 공동 제작했기 때문에 개발 초기부터 일본에서 화제를 모았다. 이 작품은 ‘라그나로크’의 영향을 많이 받아 여러 가지 면에서 유사한 성향을 보이고 있어 국내 서비스가 실시되면 유저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도 주목된다.
‘에밀 클로니클’의 배경은 아크로니아 대륙이다. 이곳은 고도로 발달한 문명이 존재했었지만 어떤 사건에 의해 한순간에 붕괴돼 버린 의문의 장소. 현재 대륙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세계 각지의 유적과 수수께끼의 건조물에서 선인들이 만든 ‘기계’를 발굴해 생활을 이어간다. 이 세계는 에밀의 백성이라고 불리우는 휴먼족과 빛나는 고리와 흰 날개를 지닌 타이타니아족, 검은 날개와 꼬리가 특징인 도미니온족, 스스로 고대민족이라고 부르는 소수 민족이 공존한다.어느날 타이타니아와 도미니온이 각자의 목적을 위해 휴먼족이 살고 있는 땅에 나타나고, 자취를 감췄던 고대 민족이 다시 모습을 드러내면서 아크로니아 대륙은 다시 어둠의 장막이 내리기 시작한다. 유저는 휴먼족과 엔젤족(타이타니아), 데빌족(도미니온)을 선택해 게임을 시작할 수 있다.
휴먼족은 신출내기 모험자로 세계 각지의 유적과 지하 감옥을 찾아 일확천금을 꿈꾸는 특성을 가지며 엔젤족은 사명을 완수하려는 캐릭터로 주어진 시련을 극복하기 위해 인간 세계를 방문해야만 한다. 데벨족은 전쟁과 승리를 찾아 인간 세계에 내려오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
아크로니아 대륙은 노던, 파이스트, 아이언 사우스, 모그 등 4개의 국가가 존재한다. 대륙의 중심에는 4개 국가가 협의해 운영되고 있는 자유교역도시 아크로폴리스 시티가 위치한다.
대륙 중심의 칼데라호에 떠 있는 원형의 도시 아크로폴리스 시티는 호수 바닥에서 도시를 가로질러 뻗어 있는 샤프트가 도시를 지탱한다. 동서남북으로 대륙과 연결된 4개의 가동교를 갖추고 있으며 도시의 주역은 상인이다. 전세계의 모든 상품은 일단 이 도시로 모아져 다시 여러 나라로 운반된다.
아크로니아 대륙 남방의 활화산대 섬에 위치한 광산 도시 국가 아이언 사우스는 풍부한 자원력을 배경으로 강력한 군대를 유지하고 있다. 광산이라는 일터와 국토의 가혹한 환경 탓에 주민은 호쾌하면서도 몹시 거칠지만 마음에 드는 상대에게는 자기일처럼 도와주는 따뜻한 성품이 있다. 여행 중에 들렸던 모험자가 그대로 눌러 앉아버리는 경우가 적지 않다.아크로니아 대륙 북쪽에 위치한 극한의 땅 노던은 수수께끼의 국가다. 노던은 섬 전체가 일년 내내 눈으로 덮여 있어 지하에 도시가 존재하고 있으며 타국 사람을 받아 들이지 않고 일반인은 들어갈 수 없다.
지하에 존재하는 도시는 2층 구조로 되어 있고 상층에는 마법 길드 궁전, 하층에는 왕궁과 시민의 거리가 있다. 동쪽에 위치한 섬에는 농업 도시 국가 파이스트가 존재한다. 파이스트는 초록의 곡물밭과 산으로 둘러싸인 한가롭고 상쾌한 나라. 곡창지대로 세계의 식료 사정을 지탱해 주고 있다. 이곳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목가적이고 온화한 성품을 지닌다.
모그는 아크로니아 대륙의 남서쪽에 위치한 작은 섬에 존재하는 탄광이 도시화된 국가다. 지하자원이 거의 고갈된 이 세계에 토탄을 연탄으로 가공해 각국에 수출하고 있다. 모그는 옛부터 아이언 사우스의 연합 도시로서 역사를 함께 해 왔지만 세계적으로 자원의 수요가 높아지자 발언력을 강화하여 독립을 선언했다.
이 작품은 일본산 MMORPG답게 엽기적이고 아기자기한 재미로 가득하다. 특히 상상을 초월하는 다양한 시스템이 적용돼 있어 ‘에밀 클로니클’을 다시 보게 만든다. 그 대표적인 것이 마리오네트 시스템과 빙의 시스템이다. 이 두 가지는 유저가 로그아웃을 해도 게임상에 남기 때문에 획기적인 시스템으로 평가받고 있다.마리오네트 시스템은 인형처럼 생긴 아이템 ‘마리오네트’에 유저가 옮겨가 발동되는 것이다. 유저가 마리오네트로 이동하면 고유의 특수능력을 사용할 수 있다. 마리오네트는 개별적으로 마리오네트 전용 스킬을 지니고 있다. 이러한 스킬은 캐릭터의 종족이나 직업에 관계없이 사용할 수 있으며 게임을 보다 원활하게 풀어 나갈 수 있게 된다. 아기자기한 재미와 만화적 상상력이 풍부한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다.
빙의 시스템은 자신의 캐릭터를 장비 아이템에 빙의시켜, 다른 캐릭터에게 장비시키는 것이다. 빙의된 장비는 강화돼 전투를 유리하게 진행시킬 수 있는데 빙의 가능한 장비는 오른손, 왼손, 상반신, 액세서리 등 4곳이다.
또 빙의 시스템은 하나의 캐릭터에 3가지 빙의 장비를 장착할 수 있으며 한명의 캐릭터를 통해 총 4명이 파티 플레이를 할 수 있다. 특히 캐릭터를 조종하는 유저와 장비에 빙의된 유저들의 상호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해 각자의 정보를 공유하며 유리한 플레이를 진행할 수 있다. 쉽게 말해, 하나의 캐릭터에 여러 명의 유저가 힘을 모은 것.
파티 플레이의 개념을 여러 명의 캐릭터가 하나의 단위로 묶이는 것에서 캐릭터에 여러 명이 합치는 것으로 진화됐다. 이러한 게임성은 MMORPG에서 극히 드문 것으로 레벨 업의 제약이 있지만 앞으로 개발될 작품에게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일본산 MMORPG는 사실 국내에서 크게 성공한 작품이 없다. 게임의 완성도가 높음에도 불구, 게임 문화 차이가 크게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에밀클로니클은 제작사가 겅호라는 점에서 결과가 주목된다. 겅호는 한국산 ‘라그나로크’로 일본 MMORPG시장을 평정한 업체다. 그만큼 한국산 MMORPG의 특성을 누구보다 잘아는 기업이다. ‘에밀클로니클’이 향후 국내 시장에서 어떤 성적표를 낼 지 주목된다.
<김성진기자 har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