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ARG’(Multi On-Line Action Running Game), 즉 ‘액션 달리기’란 이색 장르를 개척한 나우콤의 ‘테일즈런너’(일명 테런)가 온라인 캐주얼게임 시장에서 돌풍을 이어가고 있다. 작년말 팀모드인 ‘이어 달리기’가 추가되면서 파죽지세의 인기몰이에 나선 이 게임은 메이저업체들의 블록버스터급 캐주얼게임이 쏟아져나온 지난 겨울시즌에도 동접 2만5000명을 기록하며 빅히트작으로 우뚝섰다.
상용화에 착수한데다 비수기인 신학기로 접어든 요즘도 평균 동접 2만명을 오르내리는 초강세다. 회원 수가 230만을 넘어섰으며, 액티브 유저수도 80만명에 육박한다. 마케팅 비용을 별로 쓰지않고도 이같은 인기를 누리는 비결은 과연 무엇일까? 테런의 7대 매력 포인트를 정리한다.레이싱은 반드시 ‘탈것’이 필요한 장르다. 카트나 자동차 등 탈 것을 이용하여 트랙을 완주하는 순서대로 순위를 매기는 것이 레이싱 게임의 본질이다. 하지만 신개념 액션 달리기를 표방하는 테런은 개념을 바꾸었다. 탈 것이 없이 맨발로 레이싱의 묘미를 얼마든지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테런에선 사람이 두 발로 달리기 때문에 모든 것이 가능하다. 달리기는 물론 수영, 스키, 줄타기 등 모든 액션을 할 수 있다.
맨발로 달리는게 기본이지만, 필요에 따라선 다양한 탈 것을 이용할 수 있다. 현실세계에서 걷는게 기본이지만, 환경에 따라 다양한 수단을 이용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아예 처음부터 무언가를 타지 않으면 안되는 레이싱게임과는 발상 자체가 다른 것이 게임의 자유도를 높이며, 유저들의 사랑을 받는 것이다.타이틀에서 풍기듯 테런의 기본 컨셉트는 동화다. 게임의 스토리를 이루는 기반이 무한한 상상력의 보고인 동화다. 누구나 얼마든지 익숙한 동화들, 그 동화만의 느낌으로 만들어낸 상상의 공간이 유저들에게 자연스럽게 아주 친근하게 다가서는 것이다. 친근한 느낌의 초가집과 개울, 흔들다리, 폭포, 수수밭 등 동화속 풍경을 그대로 재현, 그저 보기만해도 즐겁다.
직접 일러스트 작가들이 손으로 그린 동화가 배경이다보니 다양한 외국 문화를 느낄수 있는 것도 테런만의 매력포인트다. 가령 ‘설녀’에서는 일본의 분위기가 느껴지는 문과 새하얀 설원, 나무 등을 접할 수 있다. ‘재크와 콩나무’ ‘개구리 왕자’ 등 앞으로 지구상의 모든 동화가 테런속에 등장하지 않을까.테런의 매력 가운데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다양한 게임모드. 동화 및 트레이닝 스테이지에서의 8인 달리기는 물론, 최대 30명이 달릴 수 있는 등 독특한 시스템으로 무장했다. 여럿이 함께 달리다보니 몸싸움, 역전 등 흥미요소들이 많다.
하지만 무엇보다 돋보이는 테런만의 대표 게임모드는 바로 서바이벌 모드와 이어달리기. 기존 레이싱과는 반대로 아래(↓) 방향으로 유저를 향해 달리는 혁신적인 시점 변화를 보여준 서바이벌 모드는 뒤에서 쫒아오는 문어, 도마뱀 등을 피하는 극한의 스릴을 만끽할 수 있다.
팀전인 이어달리기는 바통 터치 순간의 짜릿한 스릴을 느낄 수 있다. 학창시절 운동회의 꽃 이어달리기의 느낌을 맛보는 일은 상상만으로도 흥미진진하다.‘단 3개의 키로 모든 것을 해결한다?’ 테런은 간단한 키 조작법으로 모든 액션을 소화해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입문 가능하다는게 강점이다. 돌다리와 장애물 등을 피하는 점프 인 Ctrl 키와 대쉬버튼인 z 키만으로도 수영, 스키, 줄타기 등의 모든 액션을 즐길 수 있다.
점프를 하며 속도를 내는 대쉬점프는 Ctrl 키와 z 키를 번갈아가며 사용하며 빨리 나아갈 수 있는 고수들만의 비법이다. 테런의 승부는 대쉬점프를 얼마나 잘 사용하는가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 적절한 타이밍에 아이템을 사용하기 위해선는 shift 키를 사용하면 된다. 최대 3개 키로 모든 액션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은 그만큼 진입장벽이 낮으며, 결국 유저 저변층이 탄탄하는 것을 의미한다.테런은 랭키닷컴이 발표한 초등학생이 많이 방문하는 게임사이트 중 하나다. 그만큼 주 타깃층인 초·중생들 사이에 방대하고 끈끈한 커뮤니티가 형성돼 있다. 오픈 베타 초기부터 별도 인위적인 커뮤니티를 제공하지 않았음에도 ‘가족’ 개념의 친구와 커뮤니티가 널리 퍼져있다.
당연히 높은 게임 충성도와 GM(게임 운영자)에 대한 사랑, 관심은 타게임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이다. 운영자인 삐에로들은 각기 수 천명의 팬사이트가 있을 정도로 선망의 대상이다. 놀라운 게임 충성도를 자랑하는 유저를 연결하는 커뮤니티가 바로 테런의 인기를 끌어올리는 힘이다. 나우콤 정순권PD는 “여자 유저의 수가 거의 절반에 가까워 게시판이 연일 화기애애한 분위기”라고 말했다.테일즈런너의 생명력은 모름지기 독창성이다. 개발사인 라온엔터테인먼트의 김우석 개발팀장 “다른 레이싱게임과 똑같은 것은 싫다. 그래서 우린 그 흔한 미니맵도 만들지 않았다. 아직 보여주지 못한 상상을 초월하는 아이디어가 무궁무진하다”라고 말한다. 최근 업데이트한 감옥시스템이 테런만의 개성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
이는 게임 내에서 욕설 등 불량 행위를 한 유저를 일정 시간 동안 감옥에 보내어 반성문을 쓰게하는 것. 계정 블록 등의 가혹한 처사는 어린 유저들이 상처받기 쉽다는 점에 착안해 기발한 아이디어로 승화시켰다. 많은 유저들이 감옥을 매우 가보고 싶어해서 운영자들이 특별 이벤트로 감옥 투어도 시켜준다고 한다.요즘 학생들은 상당수가 게임을 하면서 여가 시간을 보낸다. 학업에 쫒기며 틈틈이 남는 시간을 게임을 하는 데 할애한다. 심지어 게임을 모르면 대화도 통하지 않아 선생님도 게임을 한다는 요즘, 어른들은 어떤 게임을 추천해야할 지 고민스럽다. 이런 면에서 테런은 아주 매력적이다.
폭력적, 선정적이지도 않을 뿐더러 동화를 소재로 하여 교육적 효과도 높다. 특히 쉬운 조작법과 친근한 동화를 배경으로해서 어른들이 부담없이 아이와 함께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다.
실제 테런 게시판엔 부모들이 “아이와 함께 즐길 수 있는 게임을 찾다 테런을 발견하게 되었다”는 의견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아이에게 추천할만한 건전한 게임, 가족끼리 이어달리기 한판 하며 가족애를 키우는 재미, 이것이 테런만의 진정한 매력이 아닐까?
<이중배기자 jb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