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업체들의 전략적 요충지로 급부상하는 한국

한국 시장이 1위 아성을 무너뜨리기 위한 세계적인 반도체 업체들의 전략적 요충지로 떠올랐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AMD와 텐실리카, 알테라 등 각 분야에서 세계시장 1위를 지향하는 해외 반도체업체들이 도약 마련을 위한 격전지로 한국시장을 선정, 한국 업체들과의 협력을 강화하면서 본사차원의 대대적인 마케팅에 착수했다.

 이는 한국이 빠른 소비패턴과 IT 업체들의 약진으로 해외업체들의 ‘첨단기술 이노베이션 거점’이 되고 있어, 새로운 사업을 추진할 때 시장규모를 떠나 한국시장을 우선적으로 잡아야 성공할 수 있다는 분위기가 확산되는 것이 가장 큰 배경이다.

 AMD코리아(대표 박용진)는 올해 소매 업체들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을 강화, 소매시장 점유율 50%를 넘어서 1위에 올라선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로드쇼를 비롯한 한국 소매 업체 지원 마케팅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또한, AMD는 향후 인텔을 앞설 수 있는 동력을 가져올 핵심 분야로 PMP 등 휴대형 기기를 꼽고 있으며, 이 분야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한국 PMP 업체들과의 협력이 필수적이라는 판단 아래 한국 가전·PC·휴대형 기기 전문업체들과의 협력을 적극 모색하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 본사 CEO인 헥터 루이즈 회장이 방한했으며 회장을 비롯한 본사 임원들이 지속적으로 한국을 찾을 예정이다.

 헥터 루이즈 AMD 회장은 지난 주 방한해 “올해는 홈 컴퓨팅 전환의 해가 될 것이며, 홈컴퓨팅 기술 발전은 한국시장이 가장 빠른 만큼 AMD는 한국 업체들과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프로세서 코어 분야에서 ARM의 아성에 도전하는 텐실리카코리아(대표 연명흠)는 한국 멀티미디어 프로세서 업체에 적극적인 구애를 펼치고 있다. 텐실리카는 한국 시장을 우선적으로 공략하기 위해 한국 파운드리업체들과의 전략적 제휴를 추진 중이며, 서울대 등 대학 지원에 이어 연구원과의 공동 개발도 추진할 계획이다.

 연명흠 텐실리카코리아 사장은 “한국이 IT를 리딩하는 기업이 많아 한국을 잡아야 세계를 잡는다는 생각”이라며 “텐실리카의 저변을 확대하기 위해 핵심적인 한국업체들을 집중적으로 공략할 것”이라고 말했다.

 FPGA 부문에서 자일링스와 쌍벽을 이루고 있는 알테라도 올해 한국 시장에서 점유율이 자일링스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한국에서 인기를 끄는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 전용 제품에 맞는 FPGA를 전략상품으로 선정, 한국 시장에서 먼저 마케팅을 진행하고 이를 토대로 세계시장에도 적용한다는 전략이다. 한국 업체와의 협력을 지속하기 위해 알테라는 이 달 삼성·LG를 대상으로 각각 세미나를 개최할 계획이다.

 

문보경기자@전자신문, okm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