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DTV 다품종 소량생산으로 시장 변화에 대응

 삼성전자(대표 윤종용)가 디지털TV 생산라인을 다품종 소량생산 체계로 전환했다. 시장에서 주문한 TV를 즉시 생산한다는 이른바 고객 밀착형 생산체계다.

 삼성전자는 3일 소품종을 대량으로 생산하는 컨베이어 벨트 시스템 방식의 TV 생산체계를 셀(cell)방식으로 전환해 17명으로 구성된 소규모 집단이 조립에서 검사까지 담당, 다양한 제품을 생산한다고 밝혔다.

 국내 셀방식이 성공을 거두게 되면 해외 사업장에도 적용, 글로벌 생산체계로 확대할 계획이다.

 지난 80년대부터 LG·캐논 등이 일부 생산라인에 셀방식을 도입했으나 TV 생산라인 전체에 이 같은 셀방식이 도입되기는 처음이다.

 삼성전자의 TV사업부문 다품종 소량생산 체계 전환은 디지털TV 종류가 다양해지면서 시장 요구상황에 빠르게 대처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하나의 생산 셀에서 라인변경을 하지 않고서도 LCD·PDP·DLP 등 TV와 모니터를 언제든지 생산이 가능하다. 또 디지털TV 조립과정의 모든 부품을 키트로 만들어 작업공정을 단순화하며 숙련된 직원이 다양한 제품을 조립할 수 있도록 만든다는 점이 특징이다.

 삼성전자는 셀방식으로 전환하면서 자재 준비과정을 모듈화하고 생산라인에서 발생하는 불필요한 과정을 표준화했다. 120m에 이르렀던 컨베이어 벨트도 무거운 물건을 운반하는 과정으로 최소화해 43m로 줄였다.

 생산체계 변경 이후 수원 사업장에서 1인당 월평균 TV 생산대수가 45대에서 70대로 크게 늘었다. 빽빽하던 공장 생산라인도 컨베이어 벨트가 걷히면서 사용공간이 넓어졌다.

 삼성전자의 생산시스템 변환은 변종(變種)·변량(變量)·시장 변화에 쉽게 대응하며 라인 물류혁신과 리드타임을 단축해 궁극적으로 제품의 글로벌 경쟁력 향상을 도모한다는 점이 강점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한 제품만을 조립하다보면 직원이 매너리즘에 빠질 수 있다”며, “다품종 소량생산 시대에 맞춰 생산라인을 다양하게 운영하다보니 작업생산성은 물론이고 직원의 집중력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김상룡기자@전자신문, sr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