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실리콘밸리의 꿈이 무르익는다’
국내 최초의 자족적·다기능적 첨단복합도시로 주목받고 있는 대덕테크노밸리(DTV)가 내년 말 완공을 눈 앞에 두고 있다.
한화·대전시·한국산업은행 등 3개 기관이 공동 출자한 DTV 조성 사업은 국내에서도 대표적인 제3섹터 개발 성공 사례로 꼽히고 있다.
올해는 DTV가 첫 삽을 뜬 지 5주년이 되는 해.
2001년 처음 조성 당시 황량했던 벌판은 어느덧 국내에서 내로라 하는 벤처기업들이 가득한 첨단 벤처복합단지로 탈바꿈했다. 현재 이 곳에는 IT·BT·NT 등 첨단 업종의 벤처기업들이 둥지를 틀고 세계 시장을 겨냥한 활발한 기업활동을 펼치고 있다.
특히, 이 지역 일대는 지난해 대덕특구로 지정되면서 특구내 대표적인 벤처산업단지로 급부상, 국내외 기업들의 입주 타진 의사가 쇄도하고 있다.
◇친환경 첨단 벤처복합산업단지=대전시 유성구 관평·탑립동 일대 129만여평 부지에 조성되고 있는 DTV는 미래형 산업단지로 각광받고 있다. 기존 굴뚝 기업으로 대변되던 산업단지와는 달리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IT·BT·NT 등 첨단 벤처 업종만 특화해 단지를 조성했다.
최근까지 172개의 기업들이 입주 계약을 체결한 가운데 이미 입주를 완료하거나 착공에 들어간 업체가 48개에 이른다. 인텍플러스, 케이맥, 원테크놀로지 등 대덕의 대표적인 벤처기업들이 줄줄이 DTV로 사옥을 이전해 스타벤처의 꿈을 일궈나가고 있다.
외국인전용단지에도 외국기업들의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다.
일본의 보안장비 생산업체인 아리스넷을 비롯, 일본과 미국 등에서 4∼5개의 업체들이 DTV에 투자 의향을 밝히고 있다.
◇거래소·코스닥 기업 줄줄이 입성=앞으로 1∼2년 후에는 DTV의 위상이 한층 높아질 전망이다. 거래소 및 코스닥 등록 업체들의 입성이 잇따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기 때문이다.
코스닥 업체인 우리조명의 자회사인 우리ETI는 LCD 후면광(백라이트유닛)의 핵심 부품인 냉음극형광램프(CCFL)를 전문 생산하는 업체로, 경기도 안산에 있는 연구소와 생산시설을 DTV로 이전한다.
국내 유명 휴대용 단말기 제조·수출업체인 브이케이(VK)는 연구개발센터를 설립, 대덕특구내 IT 연구기관과 상호 협력을 통해 공동 개발을 추진할 예정이다.
서울시와 경기도에 각각 본사와 공장을 두고 있는 디지털 TV 생산업체인 디지털 디바이스도 올 하반기에 건물 신축에 들어가 내년 하반기 완공과 함께 본사, 연구소 및 공장 이전을 완료할 계획이다.
이밖에도 대덕밸리의 대표적인 코스닥 기업인 카엘과 오디티도 DTV 입성을 서두르고 있다.
◇사업 기대 효과=단지 조성이 완료되는 2007년 이후에는 산업용지내 700여개, 상업용지내 300여개 등 총 1000여개의 업체가 입주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연간 매출액만 5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고용 인원도 단지 조성 이후에는 5만여명으로 큰 폭의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이에 앞서 단지 조성 단계에서는 보상, 토목 및 건축 부문에 약 5조3000억원이라는 거액의 사업비가 투입됐다.
신현수 대덕테크노밸리 사업본부장은 “단순한 산업단지 개발이 아닌 역동적인 창의력을 바탕으로 첨단 복합 도시를 건설중에 있다”며 “대덕특구의 풍부한 고급 인적 자원을 바탕으로 한국 최고의 벤처산업단지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인터뷰-정승진 대덕테크노밸리 사장
“국내에서 최초로 성공적인 첨단 벤처복합산업단지의 새로운 이정표를 마련했다는데 큰 의미를 두고 싶습니다.”
정승진 대덕테크노밸리(DTV) 사장(49)은 “지난 2001년 대한민국 벤처 독립국을 목표로 출범한 직후 성공적인 단지 조성을 위해 매진한 결과 이처럼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정 사장은 “현재 DTV가 들어선 부지는 당초 현대전자가 개발할 예정이었던 대전과학산업단지 부지로, 외환위기로 인해 현대전자가 개발을 포기하면서 산업단지 지정이 취소될 상황이었다”며 “한화그룹은 충청지역 향토기업으로서 당시 투자 리스크를 감수하면서까지 침체된 지역 경제를 살리고 대한민국 첨단 산업의 새로운 중심지로 발전시키기 위해 사업에 착수하게 됐다”고 한화그룹의 DTV 개발 사업 착수 배경을 설명했다.
정 사장은 DTV 단지 조성의 성공 비결에 대해 “한화그룹의 사업추진력과 대전시의 행정력, 산업은행의 자본력 등 각 참여 주체들의 강점에서 비롯된 시너지 효과가 극대화됐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또 산업과 레저·주거·상업 등이 어우러진 직주근접형 복합 산업단지라는 새로운 모델을 제시, 잠재 수요층 공략을 통해 독특한 사전 마케팅을 펼친 것이 주효했다고 덧붙였다.
정 사장은 “일반적인 산업단지의 경우 분양성을 고려해 전 제조업을 유치하고 있으나, 대덕테크노밸리는 IT·BT·NT 등 친환경적이고 첨단 기술력을 보유한 업체들만 유치하고 있다”며 “그 결과 현재 입주 계약 체결 업체 중 첨단 업종의 비율이 90%에 육박하고 있다”고 첨단복합 산업도시 조성에 대한 강한 자부심을 내비쳤다.
정 사장은 “우수 벤처기업 유치를 위해 210억원 규모의 한화-KIF 펀드 및 135억원 규모의 DTV 전용 펀드를 운용해 입주 기업들에게 투자하고 있다”며 “향후 입주 계약을 체결한 한밭대와 배재대 등 지역 대학이 신기술창업보육센터 건립에 나서게 되면 입주 업체들간 산업 집적 효과도 크게 나타날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정 사장은 “현재의 성공적이라는 평가에 그치지 않고 사업 초기에 제시한 개발 모델인 직주근접형 환경 친화적인 명품 단지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며 “DTV 사업을 모델로 충청 지역에 유사한 도시 개발 사업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DTV 입주업체 지원 기관
최근에는 입주 업체를 지원하기 위한 다양한 지원 기관과 시설들이 대덕테크노밸리(DTV)에 속속 들어서고 있다.
이 가운데 대덕밸리테크노마트는 대덕특구내 기술·정보 교류의 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지난 2004년 완공된 이 건물은 대전시가 대덕밸리의 우수제품을 전시·홍보하고 대덕밸리 산·학·연 정보교류의 장으로 활용하기 위해 설립한 것으로, 건물 2층에는 대전시첨단산업진흥재단이 자리잡고 있다.
대전첨단재단은 △소프트웨어사업단 △고주파 사업단 △로봇 사업단 △바이오사업단 △전략산업기획단 등 지원 조직 체계를 갖추고 DTV를 비롯한 대덕특구 벤처업계를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 개관한 고주파부품지원센터는 특구내 고주파 부품 산업과 무선통신 산업 인프라를 구축할 목적으로 설립됐다. 중부권에서 유일한 이 센터는 △고주파설계 및 부품 성능 측정 △인력 양성 및 기존 인력 재교육 △제품 성능 및 신뢰성 테스트 △기술 개발 및 네트워크 지원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와 함께 대전세관이 지난해 신사옥을 건립, 벤처기업들의 수출입 관련 지원에 나서고 있다. 지난 2월 착공에 들어간 IT 전용벤처타운은 대전의 IT 산업을 전문적으로 지원할 대표적인 건물이 될 전망이다.
오는 2007년 6월 완공 예정인 IT전용벤처타운은 IT 업체들에게 비즈니스 공간 제공은 물론, IT 연구개발에서부터 생산, 판매 등에 필요한 다양한 서비스를 원스톱으로 지원하게 된다.
지능로봇산업 육성을 위한 지능로봇산업화센터도 오는 2007년 8월 완공을 목표로 총 435억이 투입되며, 향후 로봇기술 발전의 메카로 거듭날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도 충남대와 한밭대, 배재대 등이 오는 2007년부터 2008년까지 순차적으로 창업보육센터를 건립, 산·학·연 공동 사업을 펼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대전=신선미기자@전자신문, smsh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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