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원권 지폐를 5만원에?

1만원권 지폐를 5만원에?

 ‘1만원권 지폐 내게 5만원에 파쇼.’

 1만원권 지폐 한장이 5만원에 팔렸다. 수집 가치가 있는 특이한 지폐도 아니고 현재 널리 쓰이고 있는 지극히 평범한 지폐다. 그렇다고 현대판 봉이 김선달의 사기 행각은 더욱 아니다.

 CJ시스템즈(대표 김일환)는 최근 사내 인트라넷을 통해 ‘사랑의 e마켓’ 행사를 펼쳤다. 이 행사는 직원들이 집에서 쓰지 않는 물건을 최소 입찰 금액과 기부율을 지정해 게시판에 등록하면 최고가로 입찰한 직원이 물건을 낙찰받는 사내 자선기금 모금 행사다. 올해에도 MP3플레이어, 청소기, 게임기 등 50여건의 물품이 등록돼 몸값을 톡톡히 해냈다.

 판매 종료 1시간 전. 한 직원이 ‘최소 입찰 금액 2000원, 기부는 100%, 충분한 가치를 부여해 주세요’라는 문구와 함께 가지고 있던 1만원권을 내놨다.

 소식은 사내에 퍼졌고, 2000원에 시작된 경매는 순식간에 20여명이 경합을 벌이는 격전장으로 변했다. 이 아름다운 경매를 지켜보던 다른 직원은 최종 낙찰자에게 자신이 가지고 있는 영화 예매권 2장을 덤으로 주겠다는 타이틀도 걸었다.

 결국 1만원권 지폐 한장은 회사 직원들의 사랑이 보태져 거금 5만원에 낙찰됐다. 이번 행사에서 직원들은 경매 물품과 더불어 사랑도 함께 산 셈.

 CJ시스템즈는 이번 행사를 통해 110만원의 기부금을 모았고, 이를 구룡마을 소외 가정의 봄맞이 나들이 행사 기금으로 지원키로 했다. 물론 ‘사랑의 e마켓’ 행사는 걸러서는 안될 연례 행사로 확정됐다.

 최정훈기자@전자신문, jhcho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