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기치 못한 재해에 대비한 백업 및 복구 고도화 경쟁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하루 간격으로 데이터를 백업하는 것은 기본이고, 3∼4시간 백업 시스템을 갖춘 업체도 적지 않다. 심지어 실시간 백업 시스템까지 갖춘 기업까지 등장했다.
특히 금융권을 중심으로 차세대 프로젝트가 잇따르면서 관련 솔루션 업체들이 불꽃 튀는 기술 경쟁을 벌이고 있다.
◇백업도 실시간으로=최근 DR 시스템을 구축한 G마켓은 국내 최초로 실시간 백업시스템 구축을 완료, 주목받고 있다.
G마켓은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의 히타치 트루카피 등을 이용, 주전산센터에서 데이터가 생성되면 거의 실시간으로 원격지 전산센터에서 똑같은 데이터 2개 본을 더 만든다. 실시간으로 복제본 2개를 생성하는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다.
몇 년 전만 해도 백업이라면 동일한 데이터를 하나 더 보관하는 ‘단일 복제’가 주를 이뤘지만, 요즘에는 ‘복수 복제’가 대세다. 시차를 두고 백업 버전을 7∼8개까지 만드는 경우도 있다.
한국IBM 한 관계자는 “IT투자 선도업체들은 익일 백업에서 2∼4시간 백업체제로 옮겨가고 있다”며 “덕분에 DR 구축은 한국IBM 내에서도 알짜 수익원에 속한다”고 말했다.
◇주센터와 백업 센터간 구분 없어져=계정계 같은 주요 업무 시스템의 DR 구축을 대부분 완료한 금융권에서는 정보계까지 DR하는 전사적 DR 구축 바람이 불고 있다.
최소한의 정보만 복제했던 예전과 달리 전사적 DR을 구축하면 백업센터가 주센터 못지 않게 대부분 일을 처리할 수 있게 된다.
조흥은행을 합병한 신한은행은 차세대 시스템에서 전사 DR 구축을 검토하고 있다. 내년 말 가동을 목표로 150억∼300억원 규모의 비즈니스상시운용계획(BCP)에 착수한 농협도 전사적인 DR을 구축할 가능성이 커 관련 업계의 물밑 영업전이 뜨겁다.
최근 구축을 완료한 한국씨티은행의 경우 인천 주 전산센터(제1센터)와 서울 마북리 백업센터(제2센터)에 업무에 따라 시스템을 분산하고 실시간 상호 백업하도록 설계했다.
제조업체 중에는 LG필립스LCD 사례가 눈길을 끈다. LG필립스LCD는 주공장이 파주로 이동하면서 주센터와 백업센터의 역할을 교체했다.
프로젝트를 맡은 LG히다찌는 기존 구미센터의 ERP 등 핵심 업무 데이터를 온라인을 통해 파주센터로 이전하고 주센터를 파주 센터로, 백업 센터를 구미센터로 전환했다.
이장원 한국EMC 부장은 “영국 테스코 등 해외에서는 백업센터를 거의 주센터와 같은 규모로 운영, 차세대 업무 애플리케이션 개발을 주센터에서 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DR 사각지대는 없다=디스크와 네트워크의 가격 하락으로 원격지 백업센터 구축 비용이 크게 줄면서 DR 사각지대도 사라지고 있다.
소규모 증권사, 보험사와 같은 제2금융권, 학교, 병원, 공공기관, 중소기업까지 DR 프로젝트를 잇따라 내놓고 있다.
이종혁 네트워크어플라이언스 부장은 “9.11 사태 직후에는 금융감독원 등 외부 권고에 따라 비자발적 재해복구(DR) 시스템 구축이 많았으나, 최근에는 중단 없는 업무시스템을 갖춰 기업 효율성을 극대화하려는 비즈니스 목적의 DR 프로젝트가 많다”고 설명했다.
류현정기자@전자신문, dreamshot@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