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지재권 보호 적극

 ‘저작권 불모지’로 악명을 떨쳐온 중국이 지적재산권 보호 강화에 발벗고 나선다.

 이에 따라 우리 문화콘텐츠 산업의 거대한 잠재시장으로 기대되면서도 불법복제 등으로 실적면에서 예상에 크게 미치지 못했던 중국이 실질적인 ‘기회의 땅’으로 다가오는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 중국사무소에 따르면 중국 상무부가 최근 공안부·신식사업부·문화부·해관총서 등 11개 정부 부처와 연합해 상표·저작권·특허·수출입 4개 영역을 아우르는 ‘2006 중국 지적재산권 보호행동계획’을 펼치기로 결정하고 본격적인 활동에 나섰다.

 지난해 중국 정부가 특별 설립한 임시기구 ‘국가지적재산권보호 공작조 사무실’을 중심으로 다양한 단속활동을 펼치기는 했지만 범정부 차원에서 대응방안을 마련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오는 20일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의 미국 방문을 앞둔 상황에서 미국의 저작권 강화 요구에 대한 가시적인 성과와 실질적인 대책을 내놓을 가능성이 높다.

 권기영 문화콘텐츠진흥원 중국사무소장은 “중국 정부가 예년에도 지적재산권을 보호하기 위한 부처 간 협력을 펼쳤지만 올해처럼 많은 부처가 한꺼번에 움직이는 것은 처음”이라며 “불법단속 활동 역시 전례를 찾아볼 수 없는 대규모로 이루어질 것”이라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중국 정부는 ‘지적재산권 보호행동계획’에 근거해 우선 상표·저작권·특허와 관련한 법률을 제정 및 수정하고 성 소재지와 도시를 중심으로 세 차례의 대규모 저작권 침해 집중단속 활동을 전개할 계획이다. 이번 단속은 공안기관까지 나서 영리 목적의 온라인 음악·영화 불법 다운로드와 온라인게임 분야 ‘불법 서버’ 및 ‘외부 접속’ 등의 행위를 집중 조사한다는 계획이어서 관심을 모은다.

 중국은 또 저작권 침해 관련 고발소송 서비스센터를 설립하고 39개 저작권 홍보조치를 통해 국민의 지적재산권 보호의식을 제고하기로 했다.

 특히 오는 16일부터 23일까지 베이징 군사박물관에서 열리는 ‘중국 지적재산권 보호 성과 전시회’는 지적재산권을 보호하려는 중국 정부의 강력한 의지를 그대로 보여줄 것으로 진흥원 중국사무소 측은 전망했다. 국무원의 비준을 받아 선전부·공안부·상무부·문화부 등 11개 부처가 공동 개최하는 이번 행사는 총 6800㎡에 이르는 방대한 공간에서 중국 정부의 지적재산권 보호활동 성과와 방향을 선보일 예정이다.

 한편 중국 정부는 지난 1일 폐막한 ‘2006 중국 지적재산권 형사보호 포럼’에서 미국·유럽연합(EU)·캐나다 등과 지적재산권 범죄에 공동 대처한다는 ‘상하이 선언’을 채택한 데 이어 오는 26일 ‘중국 지적재산권 보호 고위급 포럼’에서도 지재권 보호 의지를 거듭 천명할 계획이다.

 정진영기자@전자신문, jych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