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벤처 캐피털(VC)이 대 중국 첨단분야 투자의 핵심에 자리잡기 시작했다.
6일 파이낸셜타임스(FT)는 1980년대말에서 90년대초가 저임을 노린 굴뚝기업들의 중국이전 시대였다면 2000년 이후 대만의 투자자본이 대 중국 투자시대로 진입하면서 이같은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대만 VC는 2000년 이후 중국 본토 진출을 가속화했다. 2004년 말 현재 대만에 등록된 VC의 수는 259개로 미국·일본을 앞지를 정도다.
대만 VC의 강점은 최근 중국정부가 키우기 시작한 반도체 산업에 대한 경험을 이미 80년대에 겪었다는 점이다. 자연히 반도체와 디지털TV용 디스플레이 산업에 대한 다양한 경험과 노하우에다 인맥까지 갖추고 있다.
2003년 대만 VC의 전체투자 중 18.64%가 반도체에 투자됐을 정도다. 미국 VC의 7%를 앞지르는 수치다.
대만의 ID테크벤처스의 욕 첸 파트너는 “이제는 대만이 아닌 중국이 성장하고 있다. 그것이 우리가 중국에 관심을 두는 이유”라며 중국 투자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이들 대만 VC에게도 어려움은 있다. 대만정부는 자국의 첨단 기술이나 자본의 중국이전을 막기위해 VC자본의 40%이상을 중국에 투자하지 못하도록 했다. 이는 투자자들의 포트폴리오를 기형적으로 만들었다.
대만의 한 벤처 투자가는 “우리는 첫번째 펀드를 실리콘밸리에, 몇년 후 두번째 펀드를 대만 업체에 대부분 투자합니다. 그리고 이어진 세번째 펀드는 중국에 집중합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들은 글로벌시대의 자본가답게 정공법으로 규제에 대처하고 있다. 이들은 “대만 자본 대신 미국 연금펀드 등 글로벌 자금을 끌어들이는 이상 정부도 더이상 우리를 규제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한다.
전경원기자@전자신문, kwj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