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 DVD]4월 1주

쏘우2

전편을 본 관객들이라면 너무나 익숙해져 있을 상황에서 시작하는 ‘쏘우2’. 등장인물을 더욱 늘리고 이야기의 무대를 밀폐된 집과 주범인 직소의 작업장으로 이원화한다. 밀폐된 공간에서의 한정된 시간과 단 두 명의 주인공, 제한된 탈출 방법으로 긴장감을 주었던 전편에 비해 규모는 늘어났지만 오히려 극 초반엔 전편보다 훨씬 산만한 느낌을 주어 좀 더 크게 많이 보여줘야 한다는 ‘속편 강박증’에 걸린 건 아닌지 걱정스러운 생각을 들게 한다. 그러나 모인 사람들 하나 하나를 위한 직소의 안배가 밝혀지고 너무 일찍 잡혀서 김이 새 버린 것 같았던 직소와 매튜 형사와의 신경전이 불을 뿜으면서 이야기는 전편과는 다른 차원으로 전개된다. 무엇보다 전편에서 지적됐던 반칙성 플레이가 사라져서 영화를 주의 깊게 본다면 사전의 전모를 파악할 수 있는 단서를 여러 군데서 발견할 수 있다. 특히 극의 종반부에서 전편과의 연결고리를 만들어가는 장면은 마치 속편을 염두에 두고 전편을 만든 것처럼 느껴질 정도로 매끈하게 이어 붙는다.

광식이 동생 광태

남자들의 솔직한 사랑 이야기를 다룬 ‘광식이 동생 광태’는 소심한 성격으로 사랑을 고백하지 못하고 가슴 아픈 짝사랑을 하는 광식이와 정신적인 사랑보다는 육체적인 사랑에 집착하는 광태의 전혀 다른 사랑 이야기를 두 형제를 통해 보여주고 있다. 광식이의 짝사랑 상대인 이요원의 모습을 오랜만에 스크린을 통해 볼 수 있으며 광태의 여자친구역을 맡은 김아중의 파격적인 노출신도 볼 수 있다. ‘해리포터와 불의 잔’ ‘태풍’ 등의 대작 사이에서도 꾸준한 인기를 얻어 230만 이상의 관객을 동원한 ‘광식이 동생 광태’는 김주혁과 봉태규의 연기가 이루어 낸 성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광식이동생 광태’ DVD의 2.35:1 애너모픽 와이드 영상은 전체적으로 만족스러운 화질을 보여준다.

엘리자베스 타운

‘엘리자베스 타운’은 아버지의 장례식과 그 장례식을 향해 가는 도중 우연히 시작되는 새로운 로맨스를 두 축으로 영화가 전개된다. 옆집에 신발이 몇 켤레인지 알 정도로 친근한 미국 시골 마을의 묘사는 영화 내내 따뜻한 느낌을 전해주고 그들의 친근함과 여유로움은 특히 도시인에게 역설적인 외로움을 느끼게 만든다. 아버지의 죽음, 낯선 곳에서의 외로움, 자살의 충동 등 극단적인 상황에서 펼쳐지는 구원의 로맨스는 안타까우면서도 흥미로울 수밖에 없는데 선남선녀의 로맨스 외에도 두 가지의 큰 볼거리가 있다. 우선 어머니의 추도사 장면과 영화의 절정에 흐르는 아메리칸 블루스를 주축으로 한 배경 음악들이다. 다소 지루하고 통속적인 초반의 전개는 후반의 두 장면이 보상하고도 남음이 있다. 정이 묻어나는 따뜻한 장례식과 실의에 빠진 한 남자의 로맨스, 여기에 음악 전문가인 감독이 선사하는 음악까지 함께하는 영화 ‘엘리자베스 타운’은 비평가들의 냉대 속에 묻혀 버리기는 아쉬운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