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사들이 PC에서 휴대폰으로 데이터를 전송하는 PC싱크 통합작업에 나서면서 휴대폰 제조사들과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다.
특히 휴대폰 인터페이스 표준화라는 표면적 이유보다 유무선 통합 시대의 콘텐츠 주도권 확보 성격이 강해 이통사와 단말기 업계 간 양보 없는 전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동통신 3사 SK텔레콤·KTF·LG텔레콤은 최근 유무선 통합 환경에 맞춰 PC싱크용 애플리케이션 및 구동프로그램(드라이버)의 통합작업에 나섰다. 이 같은 전략은 특히 ‘멜론’ ‘도시락’ ‘GXG’ ‘지팡’ 등 신규 서비스 상당수가 유선 콘텐츠를 휴대폰에 전송해 즐기는 형태로 네트워크 컨버전스가 급진전되는 최근 추세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SK텔레콤은 통합 USB 드라이버 및 PC싱크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고 휴대폰 업체에 이를 적용할 것을 통보했다. 이에 앞서 SK텔레콤은 통합 드라이버를 채택한 휴대폰(팬택)을 출시했으며 2분기부터는 삼성전자·LG전자 등이 공급하는 단말기에도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KTF도 USB 통합 드라이버 및 PC싱크 애플리케이션 개발을 위해 관련 솔루션 파트너 선정에 들어갔으며 LG텔레콤은 SK텔레콤의 통합 드라이버를 적용하는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
이통 3사는 이 같은 조치가 소비자 편익을 위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제조사에 따라 각기 다른 USB 드라이버와 PC싱크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하는 과정에서 드라이버 충돌 등으로 에러가 발생, 소비자 민원이 빈번했다는 지적이다. 또 이통사가 개발한 통합 드라이버를 적용하면 그간 제조사별로 해외업체에 지급해야 했던 로열티도 줄일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단말기 업계의 반발도 만만치 않다. PC싱크 영역이 전통적으로 제조사의 고객 서비스 영역인데다 이통사들이 유선으로 다운로드한 콘텐츠까지 제어하면 자신들이 펼쳐온 콘텐츠 및 커뮤니티 서비스에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특히 휴대폰 커뮤니티 서비스인 ‘애니콜랜드’ 육성에 많은 투자를 해온 삼성전자가 가장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통사들이 PC싱크 프로그램을 통해 자사의 디지털저작권관리(DRM) 솔루션과 다른 콘텐츠의 전송을 차단하는 등 ‘애니콜랜드’에 대한 진입장벽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PC싱크 영역은 주소록을 비롯해 휴대폰 내의 각종 소프트웨어를 제어하는 기능까지 담고 있는 제조사 고유 영역”이라며 “제조사 경쟁력을 좌우할 만한 중요한 요소라는 점에서 이통사가 이를 통합하는 것은 부정적”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SK텔레콤 관계자는 “제조사의 영역과 충돌하는 문제가 있는만큼 당분간 양측의 솔루션을 병행 제공하는 과도기를 거쳐 단계적으로 표준화 수위를 높여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태훈기자@전자신문, taehun@
유무선 통합시대 콘텐츠 주도권 다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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