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FTA 못하면 죽는다

FTA(Free Trade Agreement:자유무역협정)란 나라와 나라간의 제반 무역장벽을 완화하거나 철폐하여 무역자유화를 실현하기 위한 양국간 또는 지역간에 체결하는 특혜무역협정을 뜻한다.

그 동안 FTA는 대부분 프랑스·독일·이탈리아·영국 등 서구유럽의 유럽연합(EU) 및 미국·캐나다·멕시코의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등과 같이 인접국가나 일정한 지역을 중심으로 이루어졌으나, 최근에는 아시아 지역의 경제패권을 노리는 중국·일본 등이 FTA를 적극 추진중이다.

따라서, 수출의존적 경제구조하에서 우리의 안정적인 수출시장 확보 및 투자 유인효과를 증대하고 경제적 이해관계 공유를 통한 정치적 동반그룹을 형성키 위하여 우리나라도 우리의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국가와의 지역협정을 추진하는 정책을 추진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이에 전자신문인터넷에서는 국민들의 FTA에 대한 이해를 제고하고 기업인들에게 FTA 시장 공략의 방안을 제시하고자 이창우 교수(중앙대학교 글로벌인적자원개발대학원 FTA 과정 책임교수)의 기고문을 매주 금요일에 5회로 나눠 연재한다.

1. 한국 FTA 못하면 죽는다.

스크린 쿼터 반으로 축소, 농민 FTA 반대 시위, 한.미 FTA 본격화! 신년 벽두부터 우리의 최대 화두로 떠오른 주제들이다. 올해 우리경제의 최대 화두는 FTA가 될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FTA는 우리만 새로운 것이지 이미 전 세계는 FTA라는 새로운 전쟁에 휘 말린지 오래다.

우리가 앞으로 살아가야 할 21세기에 FTA라는 새로운 전쟁이 시작되었다. WTO(세계무역기구) 발표에 의하면 2005년도에 이미 전 세계에 300여개의 FTA가 발효 또는 협상중이면서 세계 교역의 50%가 FTA 국가 간 교역이라는 것인데 우리 외교통상부나 연구기관의 조사에 의하면 55% 이상으로 나타났다. 한 마디로 세계 무역의 절반이상이 FTA 국가 간의 교역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FTA 국가 간 교역은 급속도로 늘어나는 반면에 비 FTA 국가 간 교역은 그만큼 줄어들고 있어서, FTA를 못하는 나라는 기존 수출시장에서 퇴출되면서 급격히 줄어드는 비 FTA 시장에서 생존해야 한다. FTA 경쟁에서 뒤처져 있는 우리나라는 이대로 간다면 비 FTA 시장에서 수출을 하고 살아야 한다. 과연 이 같은 일이 가능할까? 한마디로 불가능하다. FTA시장은 우리의 주 수출시장이자 교역 상대국들인 중국, 미국, 유럽, 아세안, 일본, 중남미 등이 주축을 이루고 있는데 이 시장을 포기하고 우리가 살수가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국민경제의 70% 정도를 무역에 의존하고 있는 무역국가인 우리나라에게 차세대 세계무역 시장인 FTA 시장은 이제 선택이 아니라 생존을 위한 필수사항이므로 이에 대한 진출전략 수립이 국가적으로도 가장 시급한 실정이 되었다. 우리의 FTA 추진 시급성을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우리가 FTA 경쟁력에서 중간정도만 가더라도 우리 경제의 약 35% 정도가 FTA 시장과의 교역이어야 하는데 현재 우리나라는 0.5% 정도 수준이다. 또한 우리는 WTO 회원국들 중에서 몽고 등 작은 몇 나라를 제외하고는 FTA 경쟁력에서 세계 최하위권이다.

그 뿐만 아니라 FTA 추진을 위한 국민적 합의 부족, 정부조직 및 예산부족, 기업들의 준비부족 등 FTA 추진을 위한 내부 준비에 있어서도 우리의 동북아 중심국 경쟁상대인 일본, 중국 등에 한참 뒤지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FTA 전문 인력은 정부, 기업 할 것 없이 태부족이다. FTA는 기본적으로 무역이므로 무역 실전경험이 풍부한 FTA 인력이 있어야 하는데 정부나 학계, 연구소 등의 FTA 전문가들 중에서도 무역 경험이 풍부한 FTA 전문가들이 부족한 실정이며 민간 기업에는 전무하다고 할 수 있다. 오죽하면 정부 부처에서 FTA 과를 신설하는 데도 인력이 없어서 고민하고 있을까?

사정이 이러한데도 국내 어디에도 FTA 인력을 양성하는 곳이 없다. 최근에 필자가 개설하여 4월12일(수) 개강 예정인 중앙대학교 글로벌인적자원개발대학원의 “FTA최고경영자과정”이 국내 유일한 FTA 인력양성과정이다.

이와 같이 우리는 외부적인 FTA 경쟁력에 있어서나 내부적인 준비상태에 있어서나 열악하기 그지없다. 만약 우리가 국제 FTA 경쟁에서 뒤처질 경우 국가적 위기도 예상된다. 이미 우리는 일본에 뒤처져서 25억 달러의 무역 흑자국인 멕시코 시장을 상실하였고, 중국에 아세안 시장을 선점당한 실정이다. 그런데 더욱 심각한 것은 국민, 정부, 기업 등 어느 누구도 이와 같은 심각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또한 우리가 한 세기 전 우리 조상들이 범했던 역사적 오류를 다시 반복한다면 우리에게는 큰 시련이 닥칠 수 있다. 한 세기 전 대원군이 시대의 흐름을 외면하고 척화비를 세우고 있을 때 일본은 이미 미국에만 3천명의 젊은이들을 유학 보내고 있었다. 이들이 장성해서 귀국했을 때 결과는 어떠했는가?

그런데도 많은 국민들과 기업들이 FTA의 심각성을 잘 모르고 있다. 우리의 경쟁상대인 일본과 중국이 국가적 명운을 걸고 우리에 앞서 FTA 시장을 싹쓸이하면서 멕시코에서, 아세안에서 우리 기업들을 밀어내고 있는데도 우리는 이를 너무도 모르고 있다. 설사 나중에 우리가 FTA 필요성을 느끼고 뒤늦게 FTA 경쟁에 나선다고 하더라도 승자독식 원칙이 지배하는 국제시장에서 주요 시장을 경쟁국들에게 다 내주는 한편, 산업간, 기술간 비교우위에 의하여 안방시장까지 내줄 수도 있는 절박한 현실을 우리 국민들은 너무도 모르고 있다.

이제 결론은 명백하다. 이제 FTA의 선택여부를 논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중국과 일본을 보라. 그들이 왜 저렇게 FTA에 온 나라가 매달리는지를? 세계 12위의 무역 국가이면서 국가경제의 70%를 해외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나라가 세계 무역시장의 절반 이상을 포기하고, 더욱이 미래 수출시장을 포기하고 비 FTA 시장에서 생존할 수가 없음은 삼척동자도 다 아는 사실이다. 결론적으로 김재철 전 무역협회장이 언급한 바와 같이 한국은 FTA 못하면 죽는다. 그래서 우리는 우리가 살기 위하여 FTA를 해야 한다.

그리고 FTA는 현재의 우리보다도 우리 후손을 위하여 해야 하는 것이다. 앞으로 5년 10년 뒤 FTA 못한 조국을 후손들에게 물려줄 자신이 있는가?

(이창우 중앙대학교 글로벌인적자원개발대학원 FTA 과정 책임교수star222@dreamwiz.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