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형 프린팅 시장에도 ‘디지털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오프셋 기반의 아날로그 장비가 첨단 디지털 장비로 빠르게 세대 교체가 되면서 ‘주문형 맞춤 인쇄(POD) 시대’가 성큼 다가왔다. 지난 4일부터 11일까지 일주일 동안 영국 버밍엄에서 열리는 세계 3대 프린팅 전시회인 ‘아이펙스(IPEX) 2006’은 이를 입증하듯 ‘디지털’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프린팅 비즈니스 모델을 선보였다. 특히 신기술과 솔루션이 모두 POD에 초점을 맞춰 POD가 디지털화와 맞물려 인쇄·출판 분야의 큰 흐름임을 보여줬다.
◇대형 프린팅 시장, 디지털이 대세=이번 IPEX 2006은 첨단 디지털 프린팅 장비의 경연장이었다. IPEX은 드루파· 프린트와 함께 세계 3대 인쇄·출판 솔루션 전문 전시회로, 4년마다 열려 ‘프린팅 월드컵’이라 불린다.
주최 측은 올해에도 전세계에서 7만5000여명이 전시장을 찾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번 행사에는 후지제록스 그룹을 포함해 HP·코닥·캐논 등 2000여개 업체가 참여했다. 후지제록스 그룹은 이번 전시회에 11개 홀 중에서 가장 규모가 큰 3a홀을 단독 전시관으로 만들고 첨단 디지털 장비와 솔루션을 선보였다. HP도 ‘인디고’ 브랜드를 기반으로 대형 디지털 프린팅 장비를 전면에 배치하고, 시연 행사로 관람객의 발길을 붙잡았다. 대형 프린팅 시장의 선두 업체 캐논도 ‘IR105+’의 후속 디지털 기종인 ‘이미지 러너 7105i 모델’을 출시했다. 지난 2002년에 이어 올해도 IPEX 전시장을 찾은 이두재 솔루윈 팀장은 “이전과 비교해 가장 두드러진 점은 역시 프린팅 장비의 디지털화”라며 “무려 두 배 이상 디지털 장비의 출품 규모가 늘어 앞으로 인쇄·출판 분야에도 디지털이 대세로 굳어지면서 이에 따른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이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 POD 서비스, 올해가 원년=이번 전시회에서는 디지털화와 맞물려 POD 서비스가 단연 주목을 받았다. POD는 단 한 권의 책도 인쇄한다는 개념으로 고성능 디지털 장비를 이용해 컴퓨터에서 편집한 디지털 파일을 필요한 분량만큼 즉시 인쇄할 수 있다. 오프셋 장비에서는 상상할 수도 없었던 소량 다품종 출판이 가능하다.
경영정보 시스템과 축적된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고객의 속성·취미·기호·구매동향 등 여러 요소를 반영해 개별 고객의 입맛에 맞는 맞춤 출판이 가능한 것. 대표 제품은 이번에 제록스가 선보인 ‘아이젠 3’ 장비와 소프트웨어 ‘프리 플로(Free Flow)’. 제록스는 이번 행사에서 분당 110장의 ‘아이젠’에 이어 올해 컬러로 분당 500장의 ‘서지’, 내년에 흑백으로 분당 1130장의 ‘세도나’ 시리즈 등 차세대 라인 업도 공개했다.
코니카미놀타도 컬러 제품 ‘C600 비즈허브’를 공개했다. 오타 요시카주 사장은 “코니카 미놀타는 POD 시장에 집중할 예정이며 프린팅 시장의 미래는 프로덕션 프린팅”이라고 밝혔다.
HP·캐논도 주요 솔루션 파트너와 공동으로 POD 서비스를 위한 가변 데이터 출력 소프트웨어, 데이터 저장과 변환이 더욱 자유로운 애플리케이션을 기반으로 한 종합 솔루션을 선보여 POD 선점 경쟁에 뛰어들었다. 김시문 한국후지제록스 상무는 “전 세계적으로 디지털 인쇄 시장은 지난 2000년 이래 매년 20∼30%씩 고성장을 기록하고 있다”며 “POD와 맞물려 일대일 맞춤 DM, 웹 주문 시스템에 기반을 둔 인터넷 프린팅 비즈니스, 도큐먼트 아웃소싱 사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부가가치가 높은 응용 모델이 나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버밍엄(영국)=강병준기자@전자신문, bjk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