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작기계가 수출 주력 산업으로 떠올랐다.
환율하락과 원자재가격 상승, 고유가 등 어려운 대외적 환경에도 불구하고 공작기계 업계는 적극적인 해외 마케팅과 수입처 다변화, 신제품 개발 등에 노력을 기울인 결과 최근 몇 년간 놀라운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가장 두드러진 수출 드라이브 전략은 ‘해외시장 개척’이다. 세계 주류 시장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중국을 비롯해 동유럽·싱가포르·인도·말레이시아·태국 등 기계 산업의 신흥국가들을 대상으로 수출품목을 집중적으로 늘리고 있다. 이 같은 노력에 힘입어 세계 공작기계 시장의 중심지역으로 자리잡고 있는 아시아에서도 우리 업계는 단연 ‘스타’로 대접을 받고 있다.
◇사상 최대 신기록 경신=공작기계 산업의 수출 증가세는 지난 2003년 이후부터 줄기차게 이어오면서 매년 신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1979년 1000만달러를 넘어선 이후 13년 만인 92년 1억달러를 달성했다. 이후 2002년까지 4억달러로 10년간 4배 성장에 머물렀으나 2003년 이후 빠르게 성장하면서 3년 연속 기록을 새로 작성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사상 첫 10억달러를 돌파하면서 공작기계 수출 세계 6위로 뛰어오르면서 수출 강국으로 자리를 잡았다. 성장률도 놀랍다. 2004년에는 전년 대비 42.9%를 나타냈으며 지난해에는 20%대를 유지했다.
올해도 전체 수출 예상액이 14억달러에 달해 지난해보다 다소 웃도는 21%의 성장률을 나타낼 전망이다.
이 같은 예측은 지난 1분기에 실적으로 증명됐다. 올 1분기 공작기계 수출은 해외 신시장 개척과 해외 진출 기업의 설비투자에 따른 수요 증가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6.5%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새롭게 떠오르는 동유럽과 동남아시아 지역을 대상으로 NC선반·머시닝센터·프레스 등 주요 품목의 수출이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호조세는 2분기에도 이어져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5.9%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선진국형 구조로 변화=수출 증가는 전체적인 공작기계 산업에 신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최근 내수 회복세라는 ‘호재’를 만나면서 전체 생산 규모도 최대치를 세울 전망이다. 국내 총 생산규모는 지난해 처음으로 3조원을 넘어섰으며 올해는 3조3000억원을 달성해 전체적으로 10%의 높은 증가세를 유지하는 것으로 기대된다.
수출 수요는 물론이고 내수경기 회복에 따른 기업들의 설비투자 증가가 가장 큰 역할을 할 것으로 풀이됐다. 특히 자동차 업종 등 전통 제조업들의 수요확대가 공작기계 산업 전반의 수급을 안정되게 끌어올리는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
무엇보다 공작기계 산업의 미래가 밝은 것은 산업 구조가 ‘선진국형’으로 변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총생산에 대한 수출 비중이 지난 94년 11.4%에 그쳤으나 2000년에 들어서면서 26.7%로 올라서면서 지난해에는 40.2%를 기록했다. 공작기계 선진국들인 일본(수출 비중 48.6%)·독일(61.3%)·미국(44.8%)·이탈리아(49.5%) 등과 유사한 수준까지 높아진 것이다.
그러나 ‘환율 불안’은 계속 불안요소다. 특히 원·엔 환율 하락으로 해외시장에서 주 경쟁상대인 일본 기업에 대한 상대적 경쟁력 약화가 우려되며 여전히 불안정한 국제정세와 국내 기업 간 과당경쟁 등도 수출 촉진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어 긴장감을 늦춰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2015년 세계 5위 목표
국내 공작기계 업계는 현재 세계 7위 생산국 지위를 오는 2015년까지 두 단계 업그레이드해 5위 생산국으로 높일 계획이다. 지난해 우리 공작기계 산업은 전 세계 시장에서 생산 점유율이 5.5%에 달한다. 관련 산업의 경쟁력을 계속 높여 오는 2010년 세계 시장 점유율을 7.5%로 올려 6위를 차지하고 2015년에는 점유율 10%를 달성해 5위로 올라선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수출 비중을 현재 40%대에서 60%대까지 끌어올릴 방침이다. 주력 품목도 다양화해 현재 NC선반·머시닝센터에 NC연삭기·서보프레스·초정밀가공기 등이 추가될 전망이다.
업계는 경쟁력 향상을 위한 실천 복안으로 △기술선진화 △토털 마케팅 △인프라 강화 3대 과제를 실천하기로 했다. 기술 부문에서는 차세대 기술개발과 핵심부품 국산화, 고부가가치 실현 등을 이뤄내고 맞춤형 시장공략·국제협력강화·신흥시장 개척 등 기술 외적인 마케팅 부문에서도 집중적인 투자를 단행할 계획이다. 무엇보다 기반을 다지기 위해 고급인력 양성과 산·학·연 협력강화, 글로벌 아웃소싱 체계 구축 등에도 노력을 기울인다는 전략이다.
◆세계 공작기계 시장 아시아로 중심이동
전통적으로 유럽 국가들이 강세를 보였던 세계 공작기계 시장이 빠르게 아시아로 중심을 옮기고 있다. 시장조사 전문기업인 미국 가트너가 조사한 지난해 세계 공작기계 시장 동향을 보면 영국·오스트리아·크로아티아·브라질 등 4개국을 제외하고 모든 국가가 전년 대비 성장세를 나타낼 정도로 세계 시장이 전반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이 중에서 우리나라를 비롯해 일본·중국·대만·인도 등 아시아 국가들이 모두 전년 대비 두 자릿수의 생산증가율을 보인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일본은 총생산 규모가 133억달러로 전년 대비 28% 뛰어올라 세계 시장 선두자리를 유지했다. 성장률 면에서는 단연 인도가 앞장서 있다. 인도는 지난해 총 생산규모가 3억3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51.7% 증가했으며 2년 연속 최고 성장률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일본·중국·체코 등도 20% 이상 높은 성장을 보였다.
지역별 점유율을 보면 호주를 제외한 아시아가 처음으로 유럽을 제치고 세계 공작기계 최대 생산지역으로 부상했다. 아시아의 지난해 총 생산액은 247억달러로 세계 총생산량의 47.6%를 점유하면서 전년 대비 3.5%포인트 높아졌다. 반면 미주지역은 9.3%로 전년 대비 0.9%포인트, 유럽지역은 42.3%로 전년 대비 2.5%포인트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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