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들웨어 전쟁이 시작됐다.
국내 미들웨어 시장은 티맥스소프트와 BEA시스템즈코리아의 양강 구도로 유지됐으나, 최근 세계적인 소프트웨어(SW) 업체인 한국오라클과 SAP코리아가 도전장을 내밀면서 판도변화가 예상된다. 특히 한국오라클은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 시장에서, SAP코리아는 전사자원관리(ERP) 분야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확보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세계 1위 미들웨어 업체인 IBM과 세계 최대 SW 업체인 마이크로소프트(MS)의 움직임도 변수다.
한동안 잠잠했던 미들웨어 시장이 격전장으로 변모한 이유는 복잡한 컴퓨팅 환경을 단일화하고, 컴퓨팅 인프라를 서비스 차원에서 접근하려는 세계적인 경향 때문. 이는 SW와 하드웨어(HW) 또는 SW와 SW 간 연결고리 역할을 해온 미들웨어를 업무 시스템의 ‘플랫폼’으로 전환하게 만들었다. 미들웨어를 장악한 업체가 SW 시장을 주도하게 된 것이다.
◇오라클·SAP, 뒤집기 시동=최근 미들웨어 시장에 가장 적극적인 업체는 한국오라클이다. 이 회사는 본사 차원에서 인수한 SW 업체의 제품을 자사 미들웨어인 ‘퓨전 미들웨어’로 지원, 신규 라이선스 기준으로 올해 안에 국내 1위 미들웨어 업체로 올라선다는 계획이다.
신동수 한국오라클 전무는 “한국오라클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분기마다 30% 안팎의 높은 성장세를 보이면서 미들웨어 시장의 신흥 강호로 자리잡았다”며 “자체조사 결과 올해 1분기에 한국오라클이 미들웨어 시장 2위권에 진입했다”고 밝혔다. 오라클은 전 세계적으로 IBM에 이어 세계 2위 미들웨어 업체다.
SAP코리아도 미들웨어 경쟁에 합류했다.
국내 1위 ERP업체인 SAP코리아는 자사의 플랫폼인 ‘엔터프라이즈서비스아키텍처(ESA)’를 전면에 내세워 미들웨어 시장 공략에 본격 돌입했다. 한국오라클이 DBMS에서 미들웨어단으로 올라왔다면, SAP코리아는 애플리케이션단에서 미들웨어로 내려 선 것이다.
권우성 SAP코리아 본부장은 “SAP가 ESA 내에 재사용 가능한 다양한 콘텐츠를 엔터프라이즈 서비스라는 형태로 제공, 기업은 새로운 프로세스나 서비스를 손쉽고 빠르게 변경하거나 추가적으로 개발할 수 있다”며 “국내 시장점유율을 빠르게 높여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티맥스·BEA, 굳히기 나서=미들웨어 1위 업체인 티맥스소프트는 올해 경쟁업체와 격차를 확실하게 벌여 ‘메이드인코리아’의 자존심을 지켜나갈 계획이다.
티맥스소프트는 연구개발(R&D)을 통해 외산 제품을 능가하는 솔루션임을 시장점유율로써 입증받았고, 외국업체에 비해 서비스 지원 강도가 높다는 점을 내세웠다.
이강만 티맥스소프트 상무는 “티맥스소프트가 후발주자임에도 불구하고 시장점유율이 가장 높은 것은 밀착형 서비스 때문”이라며 “올해는 40% 이상의 시장점유율을 기록, 경쟁업체와 격차를 더욱 벌일 것”이라고 말했다.
IDC코리아에 따르면 티맥스소프트는 지난 2004년 30%의 시장점유율을 기록, 처음으로 미들웨어 1위 업체로 등극했다.
티맥스소프트와 1위 경쟁을 벌이는 BEA시스템즈코리아는 지난해 출시한 신제품을 앞세워 1위 탈환에 나섰다.
BEA시스템즈코리아는 올해 한국오라클과 SAP코리아보다는 티맥스소프트에 초점을 맞췄다. 한국오라클과 SAP코리아가 걸리기는 하지만, 1위 등극이 먼저라는 얘기다. 양강 구도를 만들어야 자사에 유리하다는 것도 작용했다.
◇SOA를 잡아라=미들웨어 시장이 SW 최대 격전장으로 변하는 것은 서비스지향아키텍처(SOA) 때문이다. 구조적으로 모든 SW는 SOA로 통합될 가능성이 높고, 이 구조에서 미들웨어는 핵심 컴포넌트인 플랫폼 역할을 담당한다. 결국 미들웨어를 장악한 플레이어가 SOA 시장과 SW 시장을 주도하게 되는 것이다.
이광훈 BEA시스템즈코리아 이사는 “SOA 시대가 열리면서 미들웨어가 단일 아이템이 아니라 SOA를 그리는 플랫폼으로 평가받고 있다”며 “미들웨어를 기반으로 한 토털 솔루션을 보유한 업체가 미들웨어 전쟁에서 앞서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익종기자@전자신문, ijkim@etnews.co.kr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국내 미들웨어 시장점유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