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열전]내비게이터 지존 `카포인트`

프랑스 내비게이터 시장 1위 등 해외서 품질을 더 인정받고 있는 카포인트는 12월 코스닥 입성을 목표로 기업공개를 서두르고 있다. 사진 왼쪽은 올해 독일 세빗에 설치한 전시 부스.
프랑스 내비게이터 시장 1위 등 해외서 품질을 더 인정받고 있는 카포인트는 12월 코스닥 입성을 목표로 기업공개를 서두르고 있다. 사진 왼쪽은 올해 독일 세빗에 설치한 전시 부스.

 카포인트(대표 이봉형 http://www.carpoint.co.kr)는 우리나라의 대표적 내비게이터 전문업체다.

 국내보다 해외 내비게이터 및 텔레매틱스 단말기 시장에서 더욱 유명하다. 사업 초기부터 수출에 집중한 전략이 주효하면서 현재 국내 업체 중 단연 수출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3월 폐막된 하노버 세빗 전시회에서는 해외 바이어로부터 1억2000만달러 상당의 주문을 받는 등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봉형 카포인트 사장은 “지난해 미국 유럽을 포함해 27개 국가에 단말기를 수출했다”며 “올해 ‘엑스로드 파리’ 등 신제품을 앞세워 40개국으로 수출을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사장은 이어 “국내 단말기 시장은 가격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출혈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며 “엑스로드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마케팅을 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카포인트 내비게이터는 철저한 필드 테스트를 거치기 때문에 품질력을 인정받고 있다. 특히 올해 선보인 ‘S1000’은 GPS 안테나 채널 수가 일반 내비게이터의 2배인 12채널을 채택하고도 수신속도와 수율이 매우 뛰어나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이 같은 평가를 바탕으로 지난 2004년 67억원이던 매출이 지난해 500억원으로 뛰어올라 무려 7.5배나 성장했다.

 특히 카포인트는 프랑스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질주하는 등 매출의 절반 이상을 수출로 달성, 업계의 ‘수출 맏형’으로 자리매김했다.

 설립 초기부터 글로벌 스탠더드에 걸맞은 제품 개발과 유통망을 확보하고 현지 마케팅을 강화한 노력이 결실을 맺고 있는 것이다.

 이봉형 사장은 “우수한 품질 유지가 수출 확대에 밑거름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이를 위해 수출 국가에서 필드 테스트를 직접 진행하고 우수한 부품을 사용한다”고 설명했다.

 카포인트는 이 같은 매출 실적 및 품질력을 바탕으로 기업공개(IPO)를 서두르고 있다. 이 회사는 오는 12월 코스닥시장 입성을 목표로 대우증권을 IPO 공모주관사로 선정해 놓았다.

 2000년에 설립된 카포인트는 텔레매틱스 분야와 우연찮게 인연을 맺게 됐다. 당시 자동차 보험회사로는 처음으로 텔레매틱스 사업을 시작한 삼성화재와 손을 잡게 된 것이다.

 삼성화재는 KTF 및 카포인트와 연합해 텔레매틱스 서비스인 ‘애니넷’을 론칭한 바 있다. 이후 2002년 텔레매틱스 사업에 본격 진출한 뒤 KTF 텔레매틱스 서비스인 ‘K-웨이즈’에 단말기를 공급하는 등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카포인트가 본격적인 성장의 길을 걷게 된 것은 2004년 독일 세빗 전시회. 바이어들이 세빗 전시회를 계기로 주문을 내기 시작한 것이다.

 카포인트 내비게이터의 가장 큰 특징은 ‘방향 지시등’이다. 방향 지시등은 좌우 회전을 해야 할 때 미리 방향을 알려줘 운전중 소음으로 인해 음성 안내를 못 들었을 경우 매우 편리하다. 초행길 운전 또는 눈비가 많이 와 운전 시야 확보가 어려운 상황에서도 매우 유용하다. 또 위험 지역에서는 양측의 뱡향 지시등이 동시에 붉은색으로 점멸해 위험을 미리 알려준다.

 카포인트는 지난해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7000만달러어치의 수출 합의를 이뤘으며, 올해 세빗 전시회에서 1억2000만달러의 수출 주문을 받아 거래처를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

 카포인트는 올해 ‘엑스로드 파리’라는 제품을 출시해 세계시장 공략에 더욱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엑스로드 파리는 세계 24개국에서 사용이 가능한 내비게이터로, 7개 국어로 음성 안내 및 사용자 환경이 지원된다. 또 GPS 안테나 채널 수가 20개로 위성신호를 빠르고 정확하게 수신할 수 있으며 450칸델라의 LCD를 사용해 한낮에도 화면이 잘 보인다.

◆이끄는 사람들

 카포인트는 회사 규모에 비해 적은 수의 인력으로 운영된다. 이봉형 사장을 포함한 전체 직원 수는 65명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회사는 자율과 그에 따른 책임을 철저히 묻는 시스템으로 운영된다.

 이봉형 사장(48)은 회사의 전반적인 부분을 관할하는 수장 역할을 한다. 하지만 중요한 사안이 발생하면 신속하게 의사결정을 내려 준다. 평상시에는 각 분야 담당자에게 권한과 책임이 부여된다. 이 사장은 마케팅에 상당한 관심을 갖고 있다.

 정보통신 기업들이 제품 개발만 하고 마케팅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나, 이 사장은 사전 조사부터 거래처 방문까지 하고 있다.

 정보통신 기업 최고경영자(CEO) 출신인 심송 소장(44)은 카포인트의 연구 개발을 책임진다. 이 사장이 삼고초려를 통해 지난해 영입한 인물이다. 심 소장은 ‘개발자가 좋아하는 제품이 아닌 소비자가 좋아하는 제품’을 만든다는 목표 아래 국내외 소비자 분석은 물론이고 제품 개발을 직접 진두지휘하고 있다. 그는 직접 해외 전시회에 가서 해외 바이어 및 소비자를 만나 제품에 관한 보완점 및 아이디어를 청취하기도 한다.

 정우채 이사(42)는 카포인트의 수출을 책임진다. 정 이사는 카포인트가 해외 수출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올해 초 영입됐다. 정 이사는 삼성전자와 소니에서 정보통신 수출 전문가로 인정받은 인물로, 다양한 해외 거래 경험을 바탕으로 카포인트의 2개 지사와 팀원들을 이끌고 있다.

 김성근 이사(42)는 경영관리 부문을 담당하고 있다. 실무의 오랜 경험을 통해 카포인트의 안방 살림을 맡고 있다. ‘모든 시스템은 회사가 작을 때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기업 운영 철학을 갖고 있다. 김 이사는 기업 IR에도 뛰어난 능력을 갖고 있어 기업공개(IPO) 작업도 주도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기업 경쟁력은

 카포인트의 경쟁력은 크게 우수한 품질, 디자인 및 철저한 소비자 분석에 바탕을 둔다.

 품질과 디자인에 까다롭기로 소문난 유럽 소비자가 카포인트 단말기를 선호하는 이유다.

 이 회사는 철저한 품질검사를 위해 제품을 개발한 뒤 바로 생산과 납품에 들어가지 않는다. 수출대상 국가에 직원을 파견한 뒤 철저한 현지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또 세계 최고 품질의 부품을 사용해 불량률을 최소화하고 있다. 이 같은 품질 관리 시스템은 카포인트 단말기가 바이어의 까다로운 테스트를 모두 통과할 수 있는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김정훈 카포인트 팀장은 “필드 테스트와 관련된 에피소드가 있다. 특히 영국은 우리나라와 차선이 반대여서 사고에 노출된 적도 여러 번 있었다”고 소개했다.

 디자인도 카포인트가 보유한 무형의 경쟁력이다. 카포인트는 특이한 디자인 개발 시스템을 구축해 놓고 있다. 회사 내부와 외부에 디자인팀을 별도로 둬 경쟁체제로 운영하고 있는 것이다. 내비게이터의 기술 장벽이 급속히 무너지면서 제품의 가치 중 디자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카포인트는 이와 함께 소비자 분석을 철저히 하고, 제품 개발에 반영한다. 이 회사가 자랑하는 방향 지시등은 소비자 분석을 통해 얻은 최고의 결과물이다. 방향 지시등은 소비자들이 운전중 주변소음으로 인해 음성 안내를 듣지 못할 때 매우 유용하다. 방향 지시등 안내만으로도 안전 운전이 보장된다는 게 카포인트의 설명이다.

 세계시장 공략을 위한 소비자 분석도 진행하고 있다. 가령 현재 국내 시장에서는 대형 화면에 DMB가 수신되는 내비게이터가 경쟁적으로 출시되고 있다. 하지만 카포인트는 이 같은 트렌드에 편승하지 않고 해외 소비자의 요구 사항을 반영한 제품 라인을 구성중이다.

 김원석기자@전자신문, stone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