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을 말한다]삼성전자 `보르도`

[디자인을 말한다]삼성전자 `보르도`

 ‘와인잔 같은 TV.’

삼성전자의 LCD TV 신제품 ‘보르도’는 처음부터 인테리어 소품을 염두에 두고 개발됐다. 지난해 오각형 LCD TV ‘로마’ ‘밀라노’ 디자인으로 ‘자랑스러운 삼성인상’을 받은 이승호 책임이 디자인을 진두지휘해 더욱 관심을 모았다.

이 때문인지, 이달 초 제품이 출시되자 ‘보르도’가 성능경쟁이 한창인 디지털TV 시장에 디자인이라는 새로운 경쟁코드를 불러왔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보르도’는 일단 오각형 디자인의 ‘로마’ ‘밀라노’ 계보를 잇고 있다. ‘로마’ ‘밀라노’가 TV는 사각형이라는 기존 관념을 깼다면, ‘보르도’는 TV도 명품가구처럼 장식품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무엇보다 와인 잔에 붉은 포도주가 조금 남은 모양을 그대로 형상화한 조형미가 두드러진다. 여기에 화면 이외에 모든 요소를 배제한 ‘절제미(미니멀리즘)’도 돋보인다. 눈에 거슬리는 스피커를 화면 아래로 숨기는가 하면 본체 두께도 8㎝까지 다이어트하면서 첫눈에 미인이라는 느낌을 선사한다. 전면뿐 아니라 후면에도 고광택 하이글로시 코팅으로 처리해 고급스러운 이미지도 자아낸다. 와인 잔에 조금 남은 포도주를 형상화한 블루와 와인 컬러도 TV에서는 파격적인 색상으로 꼽히고 있다.

이승호 책임은 “집 안에 마치 명품가구를 들여놓은 것 같은 느낌을 주자는 게 기본 컨셉트였다”며 “보르도는 지금까지 TV 하면 가격과 성능을 먼저 따졌던 구매패턴을, 인테리어 소품처럼 디자인을 우선 고려하는 방향으로 바꿔놓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장지영기자@전자신문, jyaj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