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혈기로 신(新)바람을 일으키라.’
생활가전 전문업체들이 창업주 2세 체제를 정착시키고 제2의 도약에 나서고 있다.
밥솥으로 유명한 쿠쿠홈시스 구본학 부사장과 이대희 부방테크론 전무를 비롯해 정완균 청풍 사장, 강원석 린나이코리아 사장 등이 대표적인 ‘오너 2세’들이다.
해외 유학을 다녀온 30대 중후반이 대부분으로 기획·영업·해외수출 등 전 분야를 거치며 차세대 경영인으서 자질을 연마해온 것이 특징. 엄격한 가정교육으로 근검절약에 겸손함이 몸에 배어 있다.
이들 ‘오너 2세’를 모시고(?) 있는 업계 관계자들은 “독립심이나 도전정신이 강한 것은 기본이고, 상대에 대한 배려나 겸손함이 기대 이상”이라며 “‘있는 집 자제’라기보다는 일상적으로 대하는 ‘건전한 젊은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라고 입을 모은다. 또 다른 이들도 “활달한 성격에 리더십도 강해 자칫 보수적일 수 있는 기업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며 “선친이 일군 회사를 재단장하면서 도약의 기틀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긍정적인 시각을 보내고 있다.
구본학 쿠쿠홈시스 부사장(38)은 경영 전반을 진두지휘하며 실질적인 경영자로 활동하고 있다. 구자신 창업주의 장남으로 92년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일리노이주립대학에서 회계학 석사를 취득, 2년 가까이 미국 쿠퍼스&리브랜드에서 회계사로 근무했다. 이후 쿠쿠홈시스 해외영업팀과 마케팅팀, 서울사무소를 두루 거치며 경영수업을 받았다. 외향적인 성격에 통솔력을 갖추었으며 다방면에 걸친 해박한 지식으로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부방테크론 이동건 회장의 2남 2녀중 장남인 이대희 전무(36)도 현재 기획실에 근무하며 경영수업중이다. 미국 매사추세츠주 클락대에서 경영학을 전공, 일본 마루쇼 슈퍼마켓에서 OJT 근무를 했다. 2000년부터 2002년까지 LG전자 정보통신총괄사업본부에서 단말 해외사업을 맡다가 2003년 부방테크론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 전무 역시 활달하고 겸손한 성격으로 좋은 평을 얻고 있다.
정완균 청풍 사장(37)은 최윤정 부회장의 남편이자, 최진순 회장의 셋째 사위다. 삼성 에버랜드에 근무하다 결혼과 함께 청풍 기획실에 입사, 기획조정실 상무에서 최근 사장으로 부임했다. ‘무구’ 브랜드를 성공적으로 론칭한 것이 경영자로서 자질을 인정받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다.
정 사장은 직원과 많은 시간을 함께하면서 융화되려고 노력한 덕분에 지금은 ‘가족적인 문화’가 청풍의 자랑이 됐을 정도다. 회사 관계자에 따르면 최윤정 부회장이 미국에 가기 전까지는 자주 정 사장 자택에서 직원들과 함께 점심·저녁 식사를 하곤 했다. 최윤정 부회장 역시 엄격하게 자란 것으로 유명하다. 캐나다 어학연수 시절 공기청정기를 직접 팔아 용돈을 마련하는가 하면, 대학 때 백화점 아르바이트로 학비를 번 것은 유명한 일화다.
이 밖에 린나이코리아 강원석 사장은 강성모 회장의 장남으로 올 초 대표이사 사장에 올랐으며, 유닉스전자 이충구 회장 둘째딸인 이원복씨도 최근 전략마케팅 이사로 부임했다. 정은아기자@전자신문, eaj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