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일리스트]싸이더스 게임사업본부 총괄이사 차승혁"

싸이더스의 게임사업본부를 이끌고 있는 차승혁 총괄이사는 ‘중국통’이다. 싸이더스가 종합엔터테인먼트기업을 모토로 작년 9월 인수한 메가웹글로벌을 경영하면서 아시아 유통 인프라와 특히 중국 마케팅 경험이 누구보다 풍부하기 때문이다.

차 이사는 중국이 ‘BRICs’(신흥고성장국가를 지칭하는말)의 선두 주자로 고성장세를 질주하던 2000년무렵부터 상하이를 무대로 맹활약했다. 이 때부터 그만의 중국 네트워크, 즉 ‘꽌시’를 만들어 나간 것. 싸이더스가 인수기업의 대표에게 선뜻 총괄이사직을 제안한 것도 바로 이같은 그만의 중국 네트워크를 비즈니스에 활용하기 위해서란다. 몇일 전에도 출장 차 중국에 다녀왔다는 그는 자신감이 배어났다.

#문화적 차이 극복 위해 고생

이젠 ‘중국통’으로 불리는 그도 ‘차이나 드림’을 꾸며 처음 중국에 발을 딛였을 때 그들의 문화를 접하고 익히는데 무진장 애를 먹었다고 한다. 그가 활동하던 중국 북부에 술 문화 중 ‘삼배주’라는 것이 있는데 34살에 술을 처음으로 접했던 차 이사에겐 여간 고생스러운 신고식이 아니었다는 것.

또 담배를 권할 때 격식을 갖추지 않고 던져주는 것에 자존심이 많이 상하기도 했다고 한다. 초기에 이런 문화적 차이들로 중국인들에게 많이 골탕을 먹었지만 점점 한국인 특유의 근성이 발동했다. 그는 “지금 생각하면 우스운 얘기지만 술로 대적해 그들에게 끝내 항복을 받아냈고 지금은 그들에게 오히려 담배를 던져준다”며 활짝 웃었다.

“당시엔 광활한 중국땅에 나 혼자 밖에 없다는 생각에 무척 힘들고 괴로웠습니다. 직원들에게 급여를 지급할 자금이 없어 미안했던 적도 많습니다. 하지만 정말 포기하고 싶을 때, 현재도 같이 일하고 있는 중국인 직원들이 자신의 급여를 포기한다는 각서를 한 장씩 들고 사무실로 찾아 오는 것을 보고 용기를 얻었지요.” 차이사는 그런 어려움이 없었으면 좀 더 편하게 살았을지는 모르겠지만, 아마도 오늘 같은 날은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 퍼블리싱은 가능성을 최우선으로 고려

어려운 과정을 겪은 만큼 싸이더스의 게임 퍼블리싱을 총괄하는 차이사는 요즘 어느때보다 의욕이 넘쳐난다. 그는 “싸이더스는 사업을 통해 온라인 게임 콘텐츠의 직접 획득이나 원천 소스를 얻는 것이지만 단순히 콘텐츠 사다가 되파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일단 라이선스를 획득하면 게임 개발에도 관여하고 개발사와 협의를 거친 후 배급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때문에 라이선스 획득시, 물론 게임의 완성도도 보지만, 가장 중요하게 보는 부분은 게임의 성공 가능성이라고 한다. 한국에서는 조금 인기가 없더라도 중국·일본·미국 등 어느 한곳에서라도 성공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판단되면 그 게임을 선택할 것이라고 한다.

그가 일본에서 그다지 인기를 얻지 못했던 타이토와 레드엔터테인먼트의 PS2용 ‘무인가’에 대한 MMORPG 개발권을 획득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동양적 미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매직스의 ‘파천일검2’의 판권을 확보한 것 역시 같은 이유다.

#글로벌 배급사로 성장 자신

차 이사는 싸이더스의 목표는 온라인게임 글로벌 배급사로서의 위상을 갖추는 것이라고 했다. 이를 위해 당분간 질 좋은 콘텐츠 확보와 유통 구조를 더욱 공고히 하는 일에 충실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특히 유통구조를 더욱 탄탄히 하기 위해 중국이나 일본업체와의 호의적인 관계를 형성하는데 온 힘을 기울일 것이라고 했다.

“한국 게임의 장점은 바로 온라인 게임의 장점과 일치합니다. 중국과 일본도 나름대로의 강점은 가지고 있지만 일본은 콘솔 시장이 지배하고 있고 중국은 아직 한국에 비해 2~3년 정도 뒤쳐진 것이 사실입니다.”라는 차 이사는 한국 온라인 게임이 세계 최고의 위치에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런 장점들도 사업 파트너를 잘 만났을 때만 비로소 빛을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경험상 해외 수출 사업에서 성공하기 위한 가장 핵심 요소가 서로에게 좋은 파트너를 만나는 것이란 얘기다.

그는 “한국 게임 100개가 수출되면 절반 가까운 게임은 햇빛도 보지 못하는 것도 다 서로에게 최상의 파트너를 만나지 못한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사업적인 면에서 윈윈할수 있는 관계 구축이 선행돼야 하는데 많은 업체들이 눈앞의 이익에만 급급한다는 것이다.

“우리가 온라인 게임강국이라는 자부심을 자만심으로 내세우면 절대 안됩니다. 상대도 한국이 온라인 게임 강국임을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합니다.” 그는 좋은 파트너를 만나기 위해서 먼저 신뢰가 구축되야겠지만 이에 앞서 철저한 업체 조사가 선행되야 한다는 점을 특별히 강조했다.

차 이사는 “개인적으로 싸이더스를 통해 세계 최고의 온라인 게임 퍼블리싱을 하는 것이 최종 목표”라며 “아직도 많은 시행착오를 거듭하고는 있지만 머지않아 그동안의 인생 역경 속에서 축적된 경험과 노하우가 약이 돼 이 꿈을 꼭 이룰 것”이라고 자신했다.

<김명근기자@전자신문 사진=한윤진기자@전자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