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품·소재기술 `세계속으로`](13)디엠아이텍

디엠아이텍의 2층FCCL 생산 라인.
디엠아이텍의 2층FCCL 생산 라인.

최근 인쇄회로기판(PCB)이나 반도체 패키징은 연성 방식 제품이 대세다. 얇고 자리도 적게 차지하는데다 재질도 유연해 갈수록 소형·정밀화돼 가는 요즘 디지털 기기의 추세에 안성맞춤이기 때문이다. 이에 발맞춰 연성회로기판의 원소재인 연성동박적층판(FCCL) 시장도 함께 커지고 있다.

 디엠아이텍(대표 박명호 http://www.dmitech.co.kr)은 칩온필름(CoF) 방식의 LCD구동드라이버IC(LDI) 등에 주로 쓰이는 2층FCCL을 개발해 주목받고 있다. CoF용 FCCL은 LCD 산업 성장과 함께 수요가 늘고 있지만 주로 일본 스미토모 등에서 전량 수입하고 있다.

 현재 FCCL 시장은 폴리이미드(PI) 필름과 점착제, 전해동박 층으로 구성된 기존 3층 제품에 이어 구조가 단순하고 더 얇은 2층 제품의 비중이 높아지는 상황. 2층 FCCL은 동박에 PI 필름을 코팅하는 캐스팅 방식과 PI 필름 위에 구리를 증착하는 스퍼터링 방식 등이 있다. 캐스팅 방식은 생산 효율이 높지만 협피치 구현이 다소 어려우며 휴대폰 기판 등에 주로 쓰인다. 스퍼터링 방식은 회선 간 피치 간격을 좁힐 수 있으나 생산성이 낮은 것이 문제로 지적된다.

 디엠아이텍은 PI 필름을 구리 용액으로 도금하는 방식의 신개념 제조 공법을 상용화했다. PI 필름에 화학 처리를 통해 구리 분자를 밀착시키는 무전해 도금 기법을 개발, PI 필름을 순동 용액으로 연속 코팅하는 습식 공정 기술을 구현한 것. 습식 공정이라 생산성이 높고 단면과 양면 제품 모두 생산 가능하다.

 동박 두께를 1㎛부터 구현할 수 있고 가공 과정에서 문제가 되는 접착제나 니켈 성분이 전혀 없어 극미세 회로 설계도 가능한 게 최대 장점이다.

 디엠아이텍은 2층FCCL 개발을 계기로 기존의 디스플레이 장비 사업 중심의 사업 구조를 다변화할 방침이다. 이 회사는 3년 간의 연구 끝에 무전해 도금 방식의 2층 FCCL 제품을 개발, 수원 공장에 월 5만㎡ 규모의 1기 라인을 설치하고 생산에 들어갔다. 향후 5개 라인을 증설, 6개의 라인에서 월 30만㎡의 FCCL을 생산할 계획이다.

 

◆인터뷰-박명호 대표이사

 “이론으로만 논의되던 무전해 도금 방식을 최초로 양산 라인에 적용했습니다.”

 박명호 디엠아이텍 대표는 전자재료 사업 진출의 첫발로 FCCL 개발에 나섰다. 문제는 시장 경쟁.

 일본 업체들이 시장을 주로 장악하고 있는데다 FCCL의 시장성을 보고 잇달아 뛰어든 국내 업체들도 대부분 소재 분야의 대기업들이었다.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틈새 시장을 찾을 수 밖에 없었다.

 박대표는 “일본 제품과 같은 방식으로 생산하면 승산이 없다고 생각해 신공정에 주력했다”며 “이 기술은 일본 기업들도 상용화시키지 못한 기술”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LDI 및 CoF용 2층FCCL 개발로 국내 PCB 시장의 기술 수준을 한단계 높였다고 자부한다. 휴대폰·LCD 등 전방 산업에서 세계적 경쟁력을 자랑하는 한국이 소재 분야에서도 다양한 제품군을 내놓을 수 있게 된 것.

 박대표는 “FCCL 공정 개발로 확보된 필름코팅 기술을 활용, LCD·PDP에 사용되는 전자 기능성 필름 사업으로 확대해 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디엠아이텍은 1985년에 설립돼 20년 동안 디스플레이등 전자산업 제조공정에 설치되는 자동화 제조 설비 전문업체로 성장해 왔다.

  한세희기자@전자신문, hah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