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이 ‘코리아 프리미엄’을 창출하는 산파 역할을 했다.
외국을 여행하는 한국인이면 누구나 한번쯤 휴대폰에서 코리아의 자긍심을 찾을 수 있을 정도가 됐다. 그야말로 휴대폰이 자동차· 반도체와 더불어 세계 속 한국의 위상을 높이는 효자노릇을 톡특히 하고 있다. 남북 분단현실이 고려된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휴대폰이 일정 부문 상쇄시키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실상 휴대폰에서 발원된 IT한류 바람은 끊임없는 기술 및 디자인 혁신을 바탕으로 중국을 넘어 유럽에서도 거세게 불고 있다. 미스터 휴대폰으로 불리는 이기태 삼성전자 정보통신총괄 사장조차 “한국이 IT를 전략산업으로 키운 것이 열매를 맺고 있다”고 휴대폰 역할론을 긍정하는 분위기다.
지난 96년 삼성 구미사업장에서 시작된 한국 기업의 작은 도전은 10년 후 한국 IT산업계의 지형을 확 바꿔놨다. 10년 후 우리나라는 ‘CDMA 종주국’이라는 명예훈장이 수식어처럼 따라다니고 있다. 무선이동통신 분야의 주변국에서 당당히 중심국가로 발돋움했다.
이러다 보니 삼성 4G포럼 등 한국 기업이 주최하는 행사에 전 세계 이통사, 제조사 최고경영자(CEO)들이 대거 참석하고 있는 상황이다.
게다가 영상통화를 지원하는 3세대 WCDMA폰·HSDPA폰 등 차세대 휴대폰 시장을 선도하면서 미래 정보통신 시장 선점효과가 벌써부터 나타나고 있다.
지상파 및 위성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폰은 물론이고, DVB-H·미디어플로 등 현존하는 모든 방식의 휴대이동방송 단말기를 보유하면서 시장지배력 확대에 청신호를 밝혀 주고 있다.
세계 시장을 향한 삼성전자·LG전자·팬택계열 등 국내 빅3 업체의 발걸음도 더욱 빨라지고 있다. 현재 메이드인코리아 휴대폰의 세계시장 점유율은 30%에 육박하면서 세계 시장 제패의 꿈을 현실로 만들어 가고 있다. 실제로 IT한류 바람이 거세게 불면서 세계 시장에서 유통되는 단말기 4대 중 1대는 한국산이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 휴대폰 업체가 전 세계 곳곳에서 ‘1, 2등’을 석권하면서 ‘글로벌 휴대폰 맹주’로 군림하기 시작한 것이다.
국내 빅3 휴대폰 업체가 해외에서 시장점유율 또는 판매실적 기준으로 ‘1위’를 달리고 있는 국가는 10여개국이다. 여기에 2, 3위 국가까지 합치면 30여개국에 달한다.
전 세계인이 이처럼 한국 휴대폰에 열광하는 것은 ‘음악 2000곡을 저장할 수 있는 휴대폰’ ‘1000만화소 카메라폰’ 등 세계 최초 상품을 잇달아 개발하면서 기술 및 디자인 흐름을 주도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또 명품 디자인과 첨단 기술을 앞세워 히트 모델을 지속적으로 창출한 것이 가장 큰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삼성전자는 폴더·슬라이드·가로보기 등 혁신적인 디자인을 적용한 다양한 제품을 출시했고, 세계최초 800만화소 카메라폰, 세계최초 위성 DMB폰 등 최첨단 휴대폰 개발을 선도해 왔다.
삼성전자 블루블랙폰(모델명 D500)과 블루블랙폰Ⅱ(모델명 D600)는 누적판매 기준으로 1000만대를 돌파했으며, 삼성 휴대폰은 프랑스·러시아 휴대폰 시장 1위, 영국 소비자 만족도 1위, 4년 연속 미국 최고 휴대폰 브랜드를 차지하면서 최고의 프리미엄 브랜드로 인정받고 있다.
LG전자는 세계 CDMA 시장을 주름잡고 있다. LG전자는 미국·인도·브라질·멕시코 등 5개국에서 1, 2위를 확보했다. 이 회사는 전 세계 CDMA시장에서도 줄곧 1위를 차지해 ‘CDMA종주국’의 자존심을 높이고 있다. 지난해에는 미국 CDMA시장에서 30% 이상의 점유율로 1위를 달성했다.
팬택계열은 남미와 중동에서 선전하고 있다. 팬택계열은 이스라엘에서 CDMA분야 1, 2위를 다투고 있다. 팬택계열은 멕시코에서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 현지 통신사업자가 실시한 고객서비스만족도 조사에서 1위로 뽑혔다.
한국 업체는 바(Bar)타입 일색이던 세계 휴대폰 시장에 폴더·슬라이드라는 새로운 디자인을 선보이면서 디자인 혁명을 선도해 나가고 있다. 불과 몇 년 전 강 건너 불 구경하듯 바라봤던 미국의 IDEA, 독일의 iF, 레드닷 등 세계 권위의 디자인상 시상식에는 한국 기업이 어김없이 수상을 하고 있다.
김원석기자@전자신문, stone201@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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