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에서 떨어진 `벽걸이 TV`

 우리나라에서는 PDP·LCD TV를 벽걸이로 사용하지 않는다. 소비자가 이른바 ‘벽걸이 TV’인 PDP·LCD TV를 구입하고서도 거실 장식장 위에 올려두고 ‘스탠드형’으로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유는 ‘집에 흠집이 생길까봐’다.

삼성전자·LG전자·대우일렉트로닉스의 조사결과도 모두 마찬가지다. 제품 구입 시 벽걸이형이나 스탠드형으로 선택할 수 있지만 소비자 절반 이상이 아직까지는 스탠드형을 주로 구입한다. 구입하기 전까지는 인테리어·공간활용 측면에서 벽걸이를 선호하지만, 막상 구입할 때는 스탠드형을 찾는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말이다. 설치비용이 비쌀 뿐만 아니라 집에 흠집을 내는 것을 싫어하기 때문이다.

모델별로 차이는 있지만 42인치 LCD TV를 벽에 걸면 기본 출하가에서 10만원을 추가해야 한다. 이사갈 때 다시 벽에 걸기 위한 지지대를 구입해야 하기 때문에 별도 비용이 들어간다. 소비자 시각에서 벽걸이가 좋기는 하지만 이사가 잦은 우리나라 주거문화 특징상 부담스럽다.

삼성전자 조사결과 대형 크기 PDP TV를 구매한 소비자 10명 중 7명은 벽걸이로, 3명은 스탠드형으로 사용하고 있다. 40인치 이하가 많은 LCD TV는 그와 반대로 7명이 스탠드형으로, 3명은 벽걸이로 사용한다. 화면크기가 40인치 이상이면 벽걸이로, 미만이면 그냥 장식장위에 올려놓고 사용하는 게 일반적인 현상이다.

LG전자도 이와 동일하다. PDP TV는 7:3 비율로 벽걸이가 많았고, 32인치 중심의 LCD TV를 구입한 소비자 대부분은 스탠드형으로 이용하고 있다. 대우일렉은 50인치 PDP TV를 구입한 소비자 81%가 벽걸이로 사용했지만, 32인치 LCD TV는 85%가 스탠드형으로 사용한다. 32인치를 벽걸이로 사용하는 사람은 15%에 불과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PDP·LCD TV는 40인치를 전후해 스탠드형과 벽걸이형으로 구분된다”며, “소비자는 벽걸이를 선호하지만 막상 집에 설치할 때는 비용부담과 이사할 때 추가 비용 지출에 부담을 느껴 스탠드형으로 구입하는 일이 많다”고 밝혔다.

김상룡기자@전자신문, sr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