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학자인 피터 드러커는 21세기는 문화산업 분야에서 각국의 성패가 결정되며, 이 분야에서 승리하는 국가가 세계 경제를 지배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미래 성장동력으로 빠르게 급부상하고 있는 문화산업 중에서도 최근 몇 년 동안 급격한 성장으로 주목받고 있는 분야가 바로 게임이다. 문화산업과 정보기술의 총화라 할 수 있는 게임산업은 참신한 아이디어만으로도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지식복합형 산업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게임산업을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 있는 수출주도산업으로 육성하려면 산업진흥전략을 이끌어갈 실천 가능한 다양한 정책 마련이 선결과제다. 이러한 접근전략 중 하나로 통일을 향한 대북경협이 활발해짐에 따라 게임산업 활성화를 위해서도 남북 교류·협력을 통해 상호발전을 근간으로 하는 총체적인 산업자원 활용방안이 강구돼야 할 시점이다.
고부가가치 문화산업으로서의 남북 협력 게임산업 추진 방안을 살펴보자. 무엇보다 남북한이 공동으로 협력해 북한의 우수한 유휴인력을 활용함으로써 남북한 모두 경제적 효율성을 증대시킬 수 있다. 나아가 최근 게임산업의 인력부족이 사회적으로도 이슈가 되고 있는 시점에서 남한의 인력난과 북한의 고용창출 문제를 동시에 해결해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 지리적으로 남북 간 물류비용 절감은 물론이고 동북아 진출 교두보로서 그 역할을 톡톡히 할 수 있을 것이다.
북한의 게임산업 육성에 기여할 수 있는 자원을 도출해 북측 기술과 남측 마케팅이 결합됨으로써 얻게 될 경제적 가치가 매우 클 것으로 전망된다. 남북 교류·협력 추진 방안을 마련해 국내 게임산업체의 접근 완급을 조절함으로써 더 실효성 있는 진출 전략 틀을 짜야 한다.
그 세부전략으로 게임산업의 상호 보완과 시너지 창출을 위해 ‘한반도 게임산업협력센터’를 설립해봄 직하다. 이를 통해 남한의 자본·기술과 북한의 연구개발 인력이 상호보완적 기능을 함으로써 우수제품 개발환경이 조성된다. 센터는 연구기능과 더불어 우리 측 게임업체의 북한 진출 창구와 대북투자기업의 컨설팅 역할을 병행할 수 있을 것이다. 북한의 주요 산업 요충지인 평양·남포지역에 설립하는 것을 고려해 볼 수 있다.
둘째, ‘협동화 게임산업단지’의 조성이다. 북한 역시 우리 진출기업의 협력자로서 가시적인 성과를 축적하기 위해서는 진출기업을 분산시키는 것보다 집단화 환경을 마련해 수용하는 산업화단지 아이디어를 상황에 맞게 적용할 필요가 있다. 게임산업단지는 개성공단을 활용하는 것을 검토해 볼 수 있다.
셋째, ‘남북공동 게임인력양성기관’의 설립이다. 게임산업 교류가 본격적으로 진행된다면 북한에서 가장 필요한 건 바로 인력이다. 이미 세계적인 게임전문 교육 인프라를 보유한 우리로서는 상호 교류 토대인 인력을 지원할 필요가 있다. 기초인력 양성을 위해서는 평양지역을, 실무인력 재교육 등이 목적이라면 개성지역을 고려해볼 수 있을 것이다.
이미 지난 2001년 한국게임산업개발원에서는 ‘한반도 게임산업협력센터’ 설립과 ‘협동화 게임산업단지’ 조성의 필요성을 제기한 바 있으며, 문화관광부도 게임산업과 관련된 남북교류 사항을 직제에 분장하는 등 기초적인 준비는 돼 있는 상태다.
끝으로 모든 산업에서 교류가 이루어져야 하지만 이념의 장벽에서 상당 부분 자유로울 수 있으며 막대한 경제효과를 가져올 게임산업 교류에 먼저 눈을 돌려야 한다. 현실을 기초로 한 대부분의 산업과 달리 게임은 창의적인 환상세계를 표현할 뿐 아니라 미래지향적이며 즐기기 위한 세계 공통의 주제를 다루기 때문에 더욱 그러하다. 남북 게임산업 교류는 이념의 극복, 경제적 파급효과, 나아가 민족 간 문화격차 해소에 이바지할 수 있음을 다시 한번 상기해볼 필요가 있다.
◆우종식 한국게임산업개발원장 jswoo@kgdi.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