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 미래 공상만화를 보면 인간은 첨단도시에서 필요에 따라 일조량과 강수량을 조절하면서 쾌적한 삶을 누리는 모습이 그려져 있었다.
21세기 우리 삶은 IT기술 발달로 인해 예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편리해졌지만 아직도 각종 재난·재해에 대한 불안감은 완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 이는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 각국도 마찬가지다. 2004년 남아시아 일대를 쑥대밭으로 만들었던 쓰나미(지진해일), 지난해 여름 미국 루이지애나를 강타했던 허리케인 카트리나는 그 지역을 넘어 전 지구촌 경제까지 후유증을 남겼다.
대형 재난이 빈번히 발생하고 산업이 고도화돼가는 환경에서 현재 시스템만으로는 국민에게 높은 수준의 신뢰와 안심을 주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다. 그것은 아직까지 과거 전통적인 주먹구구식 임시대응, 사후복구 위주 행정, 경험에 의한 비효율적 관리, 각 기관의 공동대응 부족 등으로 인한 시스템의 부재 때문이다.
재난관리 선진국이라 일컫는 미국도 뛰어난 국가대응 체계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카트리나와 같은 대형 재난 앞에 그 허점을 드러냈다. 이는 항시 안전을 지키기 위한 지속적인 노력과 신규 재난 발생 등 변화하는 환경에 대비하는 체계가 필요함을 상기시켜 준다.
따라서 국민에게 높은 수준의 신뢰와 안심을 제공하기 위한 소방방재청도 제2의 도약을 모색해야 할 시점에 왔다. 이에 소방방재청은 더욱 앞선 선진 재난관리 체계 마련을 위해 새로운 패러다임과 발상의 전환으로 좀더 보강된 재난관리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첨단IT를 활용한 과학방재와 안전복지 차원의 대국민 재난관리서비스를 확대하고 세계적인 대형재난 발생추세에 맞추어 국제방재공동체 형성 등 미래형 재난관리영역을 확대할 예정이다.
지난 10년간 우리나라는 재난관리 정보화사업을 꾸준히 추진해 왔다. 그 대표적인 것이 ‘국가재난관리정보시스템(NDMS:National Disaster Management System)’과 ‘긴급구조시스템’ 개발이다. 이는 1995년 성수대교 및 삼풍백화점 붕괴사고를 계기로 범정부 차원의 정보화 필요성이 대두돼 시작한 사업으로 2004년까지 1단계 사업을 마무리했으며 현재는 오는 2009년 완료를 목표로 2단계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NDMS 1단계 사업은 △재난분야 정보화 기반시스템 △중앙 및 시·도 상황관리 기반 △유관기관 재난정보 공동 활용체계 △소방 긴급구조시스템 구축 등을 통해 실질적인 거버넌스형 재난관리 네트워크시스템, 현장중심의 밀착형 재난관리 시스템 실현을 위한 기반을 구축하는 데 그 목적을 두고 추진했다.
현재 소방방재청은 NDMS 1단계 사업을 기반으로 해 2단계 재난관리 고도화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2단계 NDMS 사업은 △대국민 서비스 차원에서 안전정보 포털시스템 △현장대응 차원에서 시·군·구 재난대응 시스템과 시도 긴급구조 시스템 △정보 공동활용 차원에서 재난정보 공동활용센터와 소방방재 지리정보시스템(GIS) 구축을 과제로 하고 있다. 이 과제의 실현으로 국민참여형 재난대응 커뮤니티를 마련, 현장밀착형 대응체계 정착, 거버넌스 재난정보 공동활용 기반을 조성했다. 이로 인해 언제 어디서나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선진 재난관리 정보체계 구축이라는 비전 ‘u-Safe Korea’ 달성이 목전에 있다.
NDMS 고도화 추진과 더불어 소방방재청도 고객과 성과·현장 중심으로 혁신을 이루도록 하며 아이디어 차원이 아닌 ‘재난관리를 구체적인 행동과 실용’으로 접근하는 자세를 가지도록 노력할 것이다.
우리 속담에 ‘아침 무지개는 비, 저녁 무지개는 맑을 징조’라는 말이 있다. 이는 공기 중의 빗방울에 햇빛이 굴절돼 생기는 무지개가 항상 태양의 반대쪽에 나타나는 특성을 파악한 조상들이 무지개를 보고 날씨를 예측하고 미리 대비한 지혜를 보여주는 속담이다. 소방방재청도 ‘재난관리정보시스템’이라는 ‘무지개’를 만들어, 국민이 안심하고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한발 앞서 재난에 대비하는 최첨단 과학방재시스템을 차질 없이 구축해 나가고자 한다.
◆문원경 소방방재청장 mwk33@nema.go.kr